KIST-카이스트 "직조·대량생산 가능…웨어러블 기기에 적용 기대"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멍게껍질에서 추출한 물질을 재료로 삼아 이산화질소를 감지할 수 있는 섬유형 센서를 제작했다. 유연한 섬유 형태의 이 센서는 일반 섬유와 섞어 직물을 짜는 게 가능해 웨어러블 기기에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전북분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정현수·이승기 박사팀이 정희태 카이스트 교수팀과 함께 이런 연구 결과를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ACS Nano'(8월 1일 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관련 성과는 국내 특허로도 출원됐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 보급이 증가하면서 몸의 상태나 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유연한 센서를 만들려는 연구도 활발하다. 기존 센서는 일반 섬유에 전도성 소재를 코팅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이 경우 내구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전도성이 있는 '그래핀산화물 섬유'를 소재로 쓰기도 하지만 유연성이 떨어지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았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나노셀룰로오스(TCNF)와 신소재로 주목받는 탄소나노튜브(CNT)를 결합시키면 강하고 화학적으로 민감하면서도 유연한 복합섬유를 만들 수 있음을 알아냈다. 나노셀룰로오스는 멍게껍질에서 추출했다.
나노셀룰로오스-탄소나노튜브 복합섬유는 표면에 형성된 마이크로미터/나노미터 크기의 기공 구조로 표면적이 극대화됨으로써 휘발성 유기물질 등 가스가 쉽게 달라붙어 고감도 센서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이 복합섬유를 다른 일반 섬유와 섞어 천을 만들 수도 있다.
연구진은 복합섬유로 직물을 만들어 센서를 제작, 125ppb 수준의 이산화질소를 검출해 낼 수 있었다.이 센서는 1만번 접거나 비틀어도 기능이 유지될 정도로 내구성도 뛰어났다.
연구진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공정(습식방사법)으로 이 복합섬유를 생산할 수 있어 상용화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버려지는 멍게껍질을 쓰고 대량생산이 가능해 10원 미만의 가격으로 섬유 1m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정현수 박사는 "웨어러블 센싱 소재로서 갖춰야 할 기본 물성을 재료의 복합화를 통해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어 "이산화질소 외에 다른 유해가스 검출용 웨어러블 소재를 경제성 있게 개발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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