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인연끊자" 혐한 쏟아낸 日주간지…비판에 뒤늦게 애매한 사과

입력 2019-09-02 21:43   수정 2019-09-03 16:18

"韓인연끊자" 혐한 쏟아낸 日주간지…비판에 뒤늦게 애매한 사과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한 주간지가 혐한(嫌韓) 발언을 쏟아낸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가 작가들의 비판이 쇄도하자 뒤늦게 애매한 사과를 했다.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이 펴내는 주간지 '주간 포스트'는 2일자에 '한국 따위 필요없다'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실었다.
주일한국대사관에 총탄ㆍ협박문…혐한 日주간지는 애매한 사과 / 연합뉴스 (Yonhapnews)
이 기사에는 "혐한이 아닌 단한(斷韓·한국과의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이다", "귀찮은 이웃에 안녕(을)", "(보복 조치로) 삼성의 스마트폰과 LG의 TV도 못 만들게 된다"는 등 한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표현이 담겼다.
또 "한국인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분노조절이 안된다.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는 한국인이라는 병"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로 서울이 김정은에게 점령당하는 악몽", "(한국의) 도쿄올림픽 보이콧으로 일본의 메달 수가 두 자릿수 증가한다" 등의 표현도 있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처럼 노골적인 혐한 표현을 담은 내용이 게재되자 작가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후카자와 우시오 작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별선동을 간과할 수 없다"며 해당 잡지의 에세이 연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철학자인 우치다 다쓰루 씨는 "앞으로 쇼가쿠칸의 일은 하지 않겠다"는 글을 SNS에 올렸고, 재일동포 유미리 작가는 "인종차별과 증오를 부채질하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라고 비판했다.
이 잡지는 1969년 창간된 잡지다. 일본잡지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인쇄부수는 34만7천부로, '일반 주간지'로 분류된 잡지 중 주간 문춘(文春), 주간 신조(新潮), 주간 현대에 이어 4번째로 판매부수가 많다.
문제가 커지자 주간 포스트는 사죄를 했지만 그러면서도 애매하게 말끝을 흐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 잡지는 "많은 의견과 비판을 받았다. 사죄하면서 다른 의견도 합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사죄의 뜻을 표하면서도 잡지의 내용에 호평을 하는 '다른 의견'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실제로 SNS 상에서는 주간 포스트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지만, 동시에 "꼭 사겠다"며 지지를 표하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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