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명 승객 태우고 가다 기수 돌려 난민 구조…스페인에 내려준 뒤 운항 재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한 대형 여객선이 지중해에서 표류하던 아프리카 난민 18명을 구조해 스페인의 항구에 내려줬다.
화물선이나 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이 아닌 여객선이 지중해에서 난민을 구조한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3 방송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의 선사 '코르시카 리니아' 소속 여객선 '메디테라네'(프랑스어로 '지중해'라는 뜻)호는 2천명의 승객을 태우고 알제리의 수도 알제를 출발해 프랑스 마르세유로 항해하던 중 스페인 당국의 구조요청을 접수했다.
난민들이 탄 것으로 보이는 배가 스페인령 발레아레스 제도 부근에서 표류 중이니 구조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메디테라네호는 배의 기수를 돌려 항해하던 중 1일(현지시간) 밤 연료가 떨어져 표류하던 소형 보트를 발견하고 이들을 즉각 구조했다.
이 보트에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려던 난민 18명이 타고 있었다. 난민의 일부는 미성년자들이었다.
여객선은 이들을 구조한 뒤 스페인 영토인 마요르카의 알쿠디아 항구에 내려줬다.
코르시카 리니아 측은 "구조한 사람들을 국제법에 따라 가장 가까운 안전한 항구에 내려줬으며 이들은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는 지중해에서 화물선이나 구호단체의 구조선이 아닌 여객선이 난민을 구한 것은 드문 일이다.
선사인 코르시카 리니아도 자사 소속 여객선이 난민들을 구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일은 지중해에서 아프리카 난민들을 구한 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들이 이탈리아에 입항을 시도하다 계속 거부된 최근의 사례들과도 대비된다.
구조한 난민들을 스페인 항구에 내려준 메디테라네호는 운항을 재개, 마르세유 항에 오는 3일 도착할 예정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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