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째 '반정부 시위'…인터넷 차단 이어 과격시위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뉴기니섬 인도네시아령 파푸아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호주인 관광객 4명이 추방됐다.
이들은 "현지 주민들로부터 문화축제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3일 CNN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이민국은 호주인 4명을 서(西)파푸아주 소롱시에서 전날 추방해 발리를 거쳐 호주로 돌아가도록 했다.
톰 백스터(37), 셰릴 멜린다 데이비슨(36), 다니엘 조이 헬라이어(31), 루스 아이린 코볼드(25) 등 4명은 지난달 27일 소롱시장 집무실 앞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이민국에 붙잡혔다.
이들은 세계적 다이빙 명소로 꼽히는 라자암팟(Raja Ampat)을 향해 배를 타고 가다가 엔진 이상이 생기는 바람에 지난달 10일부터 소롱시에서 수리가 끝나길 기다리는 중이었다.
인도네시아 이민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허가 없이 시위에 참여할 수 없다.
호주인들이 반정부 시위 대열에 참여한 사진이 공개되자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는 '해외에서 파푸아의 분리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배후설이 제기됐다.
쿤 수디르하르토 소롱시 이민국장은 "호주인 관광객들은 현지인들로부터 '문화축제'라는 잘못된 정보를 받았기 때문에 자신들이 대열에 합류한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기니섬 서부의 파푸아는 50년 전 주민투표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편입됐으며 이후 현지 분리주의 단체들은 산발적으로 무장독립 투쟁을 벌여왔다.
파푸아 주민들은 지난달 17일 '인도네시아 국기 훼손' 혐의로 파푸아 출신 대학생 43명이 체포되고 이들에 대한 모욕적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되자 '인종차별'이라며 폭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파푸아 주민들이 정부 건물을 태우는 등 소요사태가 계속되고 독립투표 요구가 커지자 파푸아의 인터넷을 차단한 데 이어 과격 시위나 공공장소 발언 등을 완전히 금지하기로 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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