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악화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한 선결 과제로 한국 측이 징용 소송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또다시 되풀이했다.
아베 총리는 3일 한국에서 이낙연 총리를 만나고 귀국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전 관방장관)과 관저에서 회동했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악화한 한일 관계에 대해 "근간인 징용공 문제 해결이 최우선"이라며 "(한국이)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확실히 지켜줬으면 한다. 그 한 마디가 전부다"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가와무라 간사장 말을 인용해 전했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에 어긋나는 것이며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통고하는 등 국가와 국가의 신뢰관계를 훼손하는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며 "한국 측이 청구권협정 위반을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아베 총리의 주장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행정부가 관여할 수 없는 사법부(대법원) 판단을 문제 삼아 경제 보복 조치에 나서는 등 국가와 국가 간의 신뢰를 깨는 행위를 하는 것은 한국이 아닌 일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가와무라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지난 2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공개로 만나 징용 소송,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또 이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이 총리가 '지금의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나흘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3일 일본으로 돌아오자마자 아베 총리에게 방한 결과를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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