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애경·KCGI, 사모펀드 2곳 등 예비입찰 참여
SK·CJ·한화·GS "입찰 참여 안해"…일각서 "본입찰 참여 가능성 있어"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예비입찰 마감 결과 애경그룹, 미래에셋-HDC현대산업개발, KCGI 등 3곳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사모펀드 2곳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전은 '5파전' 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 결정 당시 제2의 국적항공사가 매물로 나왔다며 흥행을 점친 시장 일각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표이지만, 불안한 재무구조와 최근 항공업이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3일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잠재투자자에게 이전한다.
예비입찰 참여 기업에 대해서는 금호산업과 CS증권이 모두 비공개를 원칙으로 함구하고 있어 공식적인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아나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으로는 애경그룹과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사모펀드 KCGI 등 3곳이 공식적으로 확인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에 더해 다른 사모펀드 2곳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 인수를 놓고 총 5개 기업·컨소시엄이 경쟁하는 구도다.
먼저 애경그룹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입찰 참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예비입찰 마감 전까지 서류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애경 관계자는 "다음 달 추려지는 인수 협상 대상 후보군(쇼트리스트)에는 포함돼 실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경은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3개 항공사가 '통매각' 되는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기 때문에 애경이 이를 모두 가져올 경우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그룹도 아시아나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114'를 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하는 등의 인연을 바탕으로 긴밀한 호흡을 유지해왔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 인수 시 현재 그룹이 보유한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이 최근 강원 오크밸리를 인수하는 등 그룹내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아시아나인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그간 미래 먹거리 창출, 그룹의 외형 확장을 위해 꾸준히 투자·인수 대상을 발굴해왔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운송 기능이 현대산업개발그룹이 추구하는 유통산업과 융복합 개발사업을 통한 수익창출 등과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어 인수전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이 다른 SI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 GS는 아시아나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진칼 2대 주주로 이름을 알린 사모펀드 KCGI도 아시아나 예비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다만, KCGI는 FI로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어떤 기업을 SI로 삼아 컨소시엄을 구성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KCGI 강성부 대표는 "상세한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로서 남다른 아이디어로 항공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자 한다"고 말했다.
GS를 비롯해 SK, CJ, 한화 등 주요 대기업 그룹이 아시아나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이들은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은 예비입찰을 위한 투자설명서(IM)도 받지 않았다고 했고, CJ 역시 처음부터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SK도 이날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금호산업과 CS증권 측이 입찰 참여 기업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인수전에 참가한 기업이 있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3곳 외에 사모펀드 2곳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이들 기업이 SI로 참여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사모펀드 2곳이 어떤 기업과 손잡고 아시아나 인수를 검토하는지는 증권업계 풍문으로도 알려지지 않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 CJ 등 대기업들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고도 본입찰에는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각 상황을 주시하다가 기회라고 생각하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과 CS증권은 약 1주일 안에 쇼트리스트를 추리고 1개월가량 실사를 거쳐 우선인수협상 대상자 선정과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 매각 작업을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은 구주 인수대금 약 4천500억원에 신주 발행액, 경영권 프리미엄(20∼30%)까지 얹으면 1조원 이상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에어서울, 에어부산[298690], 아시아나IDT[267850] 등 6개 자회사까지 '통매각 방식'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매각 가격은 1조5천억원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규제산업으로 꼽히는 항공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으로써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최근 항공산업 수익성 악화와 아시아나의 불안한 재무구조 등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총 9조5천988억원 규모로, 새 주인이 신주 인수를 통해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시아나가 보유한 항공기 86대 중 12대를 제외한 대부분이 리스(임대) 항공기여서 재무적인 압박이 심한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아시아나 인수전 흥행 여부와 인수에 성공하는 기업이 맞을 '운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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