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의회 '노 딜' 동의 못 얻으면 3개월 연기
범야권+보수당 '노 딜' 반대의원 지지 하에 통과 가능성…상원 통과 여부 등 변수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 강행 전략에 제동을 걸기 위한 초당적 의원들의 법안이 공개됐다.
3일(현지시간) ITV,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하원 브렉시트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노동당의 힐러리 벤 의원은 이날 이른바 유럽연합(탈퇴)법을 제출할 예정이다.
법안은 노동당 외에도 자유민주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웨일스민족당, 체인지 UK, 녹색당 등 야당 의원이 참여했다.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 데이비드 고크 전 법무장관 등 '노 딜'에 반대하는 집권 보수당 중진의원들도 이름을 올렸다.
법안은 EU 정상회의 다음날인 오는 10월 19일까지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거나,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도록 했다.
만약 둘 다 실패할 경우 존슨 총리가 EU 집행위원회에 브렉시트를 2020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도록 했다.
EU 집행위가 3개월 연기를 받아들이면 존슨 총리는 이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
법안은 만약 EU가 연기 기간과 관련해 3개월이 아닌 별도 제안을 내놓을 경우에도 하원이 이를 반대하지 않는 한 존슨 총리가 이틀 안에 이를 수용하도록 했다.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인 키어 스타머 의원은 "이번 법안은 존슨 총리가 오는 10월 31일 무모하고 손상을 가하는 브렉시트를 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주는 의회가 '노 딜' 브렉시트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모든 의원은 국익에 따라 법안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원이 여름 휴회기를 마치고 재개하면 하원의원은 '상시 명령 24조'(Standing Order·SO 24)에 따른 긴급토론을 요청할 예정이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토론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데,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추진을 '헌정 유린'이라고 규정한 버커우 의장인 만큼 이를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SO 24'는 통상 의사 일정에 없던 사안에 대한 토론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만, 야당은 이날 토론에서 나아가 '노 딜' 방지 법안을 제출해 통과시키는 것까지 시도할 예정이다.
긴급토론은 이날 오후 늦게 또는 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집권 보수당은 하원 전체 의석수 절반보다 한 석을 더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당 내 '노 딜' 반대 의원이 15∼20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당과 이들 보수당 반란 의원이 힘을 더할 경우 법안이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으로 넘겨지는데 여기서 다시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하원과 달리 상원 긴급토론에는 시간 제한이 없고,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가능하다.
이로 인해 법안이 다음 주 예정된 하원 정회 때까지 통과되지 못할 경우에는 자동 폐기된다.
이 경우 하원이 다시 열리는 10월 14일 이후 다시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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