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주재 美대사 "관계 재설정 위한 유럽 방문"…美국무부도 대서양 협력 강조
트럼프 행정부서 대서양 동맹 위기…트럼프는 정작 "EU, 美 불공정대우" 트윗
(브뤼셀·워싱턴=연합뉴스) 김정은 백나리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유럽연합(EU) 새 지도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잇따라 만났다.
EU 새 지도부 본격 출범을 앞두고 이뤄진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문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경색됐던 미국과 EU의 관계를 '재설정'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dpa,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브뤼셀에 도착해 오는 11월 차기 EU 집행위원장에 취임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당선자와 비공개 저녁 식사를 한 데 이어 이날도 EU 차기 지도부 인사들과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차기 EU 행정부 수반 격인 폰데어라이엔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폭넓은 세계적 과제에 있어 협력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히고, 이날 회동 사진을 함께 올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3일에는 EU 회원국 정상의 회의체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 내정된 샤를 미셸과 지난 7월 선출된 EU 입법기관 유럽의회의 다비드 사솔리 의장과도 만났다. 그는 EU 집행위 부위원장을 겸하면서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할 호세프 보렐 차기 EU 외교·안보대표와도 만난다.
미셸 차기 상임의장은 회동 후 트위터에 양측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와 공동의 이해"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과도 만나 아프가니스탄 평화 협상과 미국이 유럽에 요구하고 있는 나토 방위비 추가 분담 문제 등을 논의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날 회동 뒤 트위터에 "나토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이 무역, 이란 핵 합의, 기후변화 문제 등을 놓고 계속해서 마찰을 빚으며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이를 두고 미국이 대서양 협력 복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고든 선들랜드 EU 주재 미국 대사는 폼페이오 장관이 유럽 일정을 마친 뒤 취재진에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관계 재설정(reset) 목표를 가지고 오로지 4명의 EU 지도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번 방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어 "그들(EU 지도자들)은 아무때나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화해도 된다. 그냥 대화하려고 전화해도 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말로 직접 얘기하고 싶으면 대통령에게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 국무부도 폼페이오 장관과 사솔리 의장의 면담 보도자료에서 "대서양을 사이에 둔 경제·안보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당선자와의 면담 보도자료에서도 "강력한 미-EU 관계가 양측의 번영에 핵심적임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생각인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EU와 모두가 우리를 무역 문제에서 아주 불공정하게 대우한다. 바뀔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