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루차(小鹿茶) 브랜드 분리 운영…직영→프랜차이즈로
연내 중국 매장 4천500개로 스타벅스 제치고 1위 차지 전망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에서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낸 루이싱(瑞幸·Luckin)커피가 차음료 시장에 새로 뛰어들면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4일 경제지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루이싱커피는 차음료 브랜드인 샤오루차(小鹿茶·Luckin Tea)를 내놓았다.
루이싱커피와 별도로 새로 운영될 샤오루차 매장에서는 차를 기본 재로로 한 30여개의 음료를 팔 예정이다.
지난 4월부터 루이싱커피는 매장에서 샤오루차라는 상품명으로 차음료를 팔았는데 이번에 관련 사업을 분리한 것이다.
지금껏 루이싱커피는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전체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샤오루차는 향후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자기 자본을 덜 들이면서도 빠르게 신규 사업 규모를 키우기 위한 것이다.
회사 측은 루이싱커피 매장은 '1∼2선 도시'로 불리는 중국의 초대형 도시들을 중심으로, 샤오루차 매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2∼3선 도시'를 중심으로 차별화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루이싱커피가 차음료 시장에 뛰어든 것은 최근 중국에서 차음료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세련된 다양한 음료 메뉴를 앞세운 시차(喜茶·HEYTEA)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차음료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중국의 거리 차음료 시장을 밀크티가 주도했다.
최근 들어서는 시차 등 여러 업체들이 차를 기본 재료로 쓴 무알코올 칵테일 음료처럼 화려하게 변신하면서 젊은 소비자층의 열광적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시차의 경우 매장에서 보통 1∼2시간씩 기다려야 주문한 음료를 받아들 수 있는 정도다.
2017년 사업을 시작한 루이싱커피는 중국 안팎에서 대형 투자를 유치하면서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는 사업 전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나스닥에도 화려하게 상장해 수천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루이싱커피는 신규 직영 점포 확대와 마케팅용 '공짜·할인 쿠폰'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데 말 그대로 돈을 '살포'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말을 기준으로 중국 내 루이싱커피 매장은 2천963개로 3천개에 육박했다.
루이싱커피는 연말까지 매장을 4천500개로 늘릴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중국 내 매장 수를 기준으로 스타벅스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루이싱커피의 사업 전망을 밝지 않게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막대한 신규 점포 건설 및 마케팅 비용 탓에 루이싱커피의 수익성은 상당히 나쁜 편이다.
작년 한 해에만 루이싱 커피는 16억1천900만 위안(약 2천730억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2분기에도 6억8천100만 위안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서도 이 같은 추세는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루이싱커피가 차음료 사업에 진출하면서 개인 창업자들에게 투자금을 의존하는 프랜차이즈 형태를 선택한 것 역시 이 같은 회사 재무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루이싱커피가 연내 매장 수를 기준으로 스타벅스를 눌러도 영광은 잠시일 뿐, 진정한 생존력을 보여줘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본다.
루이싱커피 매장에서 음료의 '정상 가격'은 스타벅스보다 조금 싼 수준이다.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공짜나 할인 쿠폰 제공이 중단되어 '가격 정상화'가 이뤄졌을 때 고객들이 계속 충성도를 보여줄지가 관건이 된다는 얘기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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