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선구매, 150억 달러 신용제공' 佛 구제안 협상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유럽 측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서명국을 대표하는 프랑스와 핵합의 구제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견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아락치 차관은 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와 실무 협상과 관련, 4일 국영 IRNA통신에 "이란은 유럽에 원유를 직접 사거나 연말까지 원유를 선구매하는 150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신용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라며 "프랑스와 이 안건을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 150억 달러 패키지를 확실히 받는다면 나머지 핵합의 서명국(영·독)과도 핵합의 존속 방안을 기꺼이 논의하겠다"라며 "그러나 상대방과 견해차가 여전히 심각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유럽 측이 우리가 제시한 시한인 7일까지 실효가 있는 조처를 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프랑스는 이란의 핵심 요구인 원유 수입과 관련해 이란에 150억 달러 상당의 신용제공 한도(credit line)를 제공하는 내용의 이른바 '핵합의 구제안'을 제안했다.
이 안을 놓고 프랑스와 이란은 지난달 말부터 집중 협상을 벌였고, 아락치 차관이 2일 파리로 급파돼 프랑스 당국자들과 10시간여 동안 기술적인 부분을 논의했다.
이란은 5월 8일부터 60일 간격으로 핵합의로 정한 우라늄 저장량과 농축도 한도를 넘어서는 이행 감축 조처를 2차례 실행했다.
아락치 차관은 "우리의 원유를 자유롭게 팔고 그 수출대금에 온전히 접근할 수 있어야만 핵합의로 한 약속(핵프로그램 동결·축소)을 모두 지키겠다고 여러차례 말했다"라고 강조했다.
또 "프랑스와 협상이 끝난 게 아니다"라며 "그러나 한계선(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핵합의 수정 재협상)을 놓고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미·이란 정상회담을 프랑스가 중재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는 "이란은 프랑스와 한번도 논의한 적 없다"라며 "이란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일은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프랑스와 협상에 대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4일 내각회의에서 "오늘, 내일 안으로 유럽측과 협상이 성사될 것같지 않다"라고 예상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7일까지 유럽 측이 핵합의를 지키지 않을 때 단행할 3단계 조처는 매우 중요하다"라며 "3단계 조처를 시행하면 유럽은 다시 60일의 협상 시한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주요 외신과 이란 언론들은 그간 3단계 조처를 막는 시한을 9월 5일 또는 6일로 보도했으나 이날 로하니 대통령과 아락치 차관은 7일이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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