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서 또한발 멀어져…"6일부터 우라늄농축 가속"

입력 2019-09-05 06:04  

이란, 핵합의서 또한발 멀어져…"6일부터 우라늄농축 가속"
고성능 우라늄농축 원심분리기 연구개발 기간 제한 무시
"60일 뒤 추가 조처…유럽, 핵합의 지켜야" 압박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유럽 측이 핵합의에서 약속한 이란의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지 않았다면서 6일(현지시간)부터 핵합의 이행 범위를 줄이는 3단계 조처를 하겠다고 4일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6일부터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로 제한한 핵기술 연구개발(R&D) 시간표를 지키지 않겠다"라며 "여러 종류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와 신형 원심분리기,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이 5일까지 핵합의를 제도로 지키지 않으면 6일부터 핵합의로 정한 연구개발의 제한 기간이 모두 풀리게 된다"라며 "이는 3단계 핵합의 이행 감축 조처다"라고 덧붙였다.
핵합의를 보면 이행일(2016년 1월 16일) 이후 10∼15년간 연구개발 목적으로 제한된 핵활동은 핵무기 원료 획득과 직결된 우라늄 농축에 집중됐다.
이란이 보유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의 수와 성능을 연구개발 목적으로 일정 기간 제한해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고농축 우라늄을 사실상 획득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란은 2026년까지 1세대 원심분리기인 IR-1형을 포르도(1천44기)와 나탄즈(5천60기)의 농축시설에서 평화적 목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이란이 핵합의 이전까지 보유했던 원심분리기는 약 2만기였다.
또 고성능 원심분리기인 IR-4, IR-5, IR-6, IR-8형은 2026년까지 제한된 수량으로 연구·개발할 수 있으나 이를 통해 농축한 우라늄은 축적할 수 없고 기계적 시험도 캐스케이드(연결형 농축 시설)를 구성해선 안 된다.
이날 발표대로 이란이 이런 제한을 지키지 않고 원심분리기의 성능을 개선한다면 그만큼 우라늄 농축 시간이 짧아지게 되고 농도도 빠르게 높일 수 있다.


다만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과 평화적 틀 안에서 우리가 필요한 모든 핵활동을 하겠다"라며 핵합의를 완전히 탈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농축우라늄 농도의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란은 핵합의 이전 농도 20%까지 우라늄을 농축했다가 협상 타결 뒤 이를 희석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그러면서 "유럽에 120일이나 시간을 줬지만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라며 "유럽에 핵합의를 지킬 수 있는 기한을 60일 더 주겠다"라고 유럽을 압박했다.
이란은 유럽이 지난해 미국의 제재로 중단한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거래를 재개해 핵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지 1년이 되는 5월 8일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1단계 조처로 농축 우라늄(우라늄 동위원소 기준 202.8㎏. 육불화 우라늄 기준 300㎏)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넘기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실행했다.
1단계 조처 이후 60일이 지난 7월 7일에는 2단계 조처로 우라늄을 농도 상한(3.67%) 이상으로 농축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튿날 4.5%까지 농축도를 올렸다.
IAEA는 지난달 30일 낸 보고서에서 이란의 농축 우라늄 저장량이 241.6㎏(육불화 우라늄 환산 357.4㎏)으로 한도량을 약 39㎏ 초과했고 농도는 4.5%로 유지했다는 분기 보고서를 냈다.
핵합의 서명국인 프랑스는 이란산 원유를 선구매하는 조건으로 150억 달러(약 18조원)의 신용공여 한도를 이란에 제공하는 내용의 핵합의 구제안을 제시했으며 양측은 이를 논의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4일 내각회의에서 "하루 이틀 새 프랑스와 협상이 타결되지는 않을 것 같다"라며 "예전에는 유럽과 20개 사안에서 의견이 달랐다면 지금은 3개로 줄었다"라고 말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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