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심야 회의서 의사일정안 가결…與 상원 원내총무 "9일 하원서 최종 표결"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영국 상원이 '유럽연합(EU) 탈퇴 재(再)연기법안'을 6일까지 처리키로 합의했다.
'무조건 이달 말 EU 탈퇴'를 내세운 보리스 존슨 총리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5일(이하 현지시간) BBC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영국 상원 원내총무 애슈턴 경(卿)은 상원이 6일 오후 5시까지 '유럽연합(탈퇴)법'을 처리해 하원으로 송부하는 내용의 의사 일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법은 탈퇴 조건에 합의하지 못하면 EU 탈퇴 시한을 내년 1월 말로 연기하는 내용으로, 합의 없는 탈퇴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하는 법안이다.
상원이 예고한 대로 6일까지 수정안을 포함한 노 딜 방지법을 처리해 하원으로 다시 보내면 하원은 오는 9일에 최종 표결을 하게 된다.
이날 새벽까지 법안 토론을 진행한 애슈턴 의원은 "상원이 처리·송부한 법안을 하원에서 9일에 논의해 여왕 재가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약속도 하원 원내총무로부터 받았다"고 덧붙였다.
법안이 예정대로 여왕의 재가까지 받으면 9∼12일 사이 시작되는 의회 '정회'(prorogation) 전에 입법이 마무리된다.
앞서 4일 하원에서 제1 야당 노동당 등 야권은 보수당 노딜 반대파와 손잡고 노딜 방지법을 찬성 327표 대 반대 299표로 가결했다.
브렉시트 재연기법을 수용할 수 없는 존슨 총리는 상원에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로 맞서 법안 통과 저지에 나설지 모른다는 관측이 하원 표결 후 제기됐다.
실제로 상원 심의를 앞두고 보수당 브렉시트 강행파가 100여개 수정안을 발의돼해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더했다.
상원은 그러나 이날 심야까지 의사일정안을 높고 장시간 토론과 표결을 벌인 끝에 노 딜 방지법을 처리하는 의사 일정안을 가결, 필리버스터 전략을 미연에 차단했다.
상원의 노동당 원내총무인 스미스 남작부인도 "긴 토론 과정에 자리를 지킨 상원 의원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이는 우리가 하는 일과 토론하는 이슈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의원은 6일에는 노 딜 방지법에 대한 "답답함이 더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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