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獨 난민구조선 선장 라케테 고소 사건 수사 착수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오성운동과 민주당의 연립 정부 수립으로 내각에서 퇴출당한 극우 정당 동맹 대표 마테오 살비니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됐다.
5일(현지시간) ANSA 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독일 난민 구조선 '시워치3'의 카를라 라케테 선장이 지난 7월 살비니를 모욕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관련 수사에 들어갔다.
라케테는 고소장에서 살비니가 페이스북·트위터를 통해 자신에 대한 증오를 확산하고 범죄를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극우적 성향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 살비니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성폭행 위협을 가하는 등 갖은 모욕적인 언사를 쏟아냈다며 계정 폐쇄를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에 살비니는 "나에게 이는 훈장"이라며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라케테는 지난 6월 이탈리아 정부의 입항 금지 명령을 어기고 난민 40명을 태운 구조선을 람페두사섬에 진입 시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 경찰의 소형 순시선을 들이받아 입항하자마자 불법 난민 지원과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하지만 이탈리아 아그리젠토 예심 판사인 알레산드라 벨라는 그의 행위가 "직무상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의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검찰의 가택 연금 처분 요청을 기각하고 그를 석방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법원 결정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반발하면서 라케테 선장을 '범죄자', '비행 여성', '부유한 철없는 공산주의자' 등의 단어를 동원해 원색적으로 비난했었다.
오성운동-동맹 연정 시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을 맡아 강경 난민 정책을 주도한 살비니는 지난달 8일 정책적 견해차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명분을 내세워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파탄 내 정국 위기를 부른 장본인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오성운동이 중도 좌파 성향의 제1야당인 민주당과 손을 잡고 새로운 연정을 출범시킴으로써 내각에서 쫓겨나 야당 정치인으로 전락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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