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이란 석유산업에 2천800억 달러 투자

입력 2019-09-06 10:47  

중, 이란 석유산업에 2천800억 달러 투자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고전 중인 이란 석유ㆍ가스 산업에 2천800억 달러(약 335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일간 더타임스가 업계 전문지 '페트롤리엄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6일 보도했다.
중국의 투자는 지난 2016년 양국 간 합의된 4천억 달러 투자 협정 가운데 일부로 최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의 베이징 방문 중 확인됐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더타임스는 중국이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공격적인 외교 무역정책을 틈타 서방에 대응하는 경쟁적 경제질서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이란에 대한 현금 투자는 미국의 제재 위반에 따른 중국 업체들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또 달러화 대신 자국의 위안화, 달러 교환이 어려운 제3세계의 연화(soft currencies)들로 투자를 충당할 것이라면서 국제기축 통화로서 달러화를 대신해 자국의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은 중국의 숙원이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투자 대가로 석유와 가스 및 석유화학 제품들을 최소한 12% 할인이 보장된 가격에 구매하게 되며 석유 가스 및 석유화학 분야의 모든 신규 및 재생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적 사업 인수권을 갖게 된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또 중국은 이란과 걸프 지역 공급선 경비 등 자국의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 5천명의 보안요원을 이란에 파견할 수 있게 돼 있다.
중국과 이란 간 구체적인 투자 합의 내용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지난주 베이징에서 이뤄진 자리프 외교장관의 회담에 참석한 이란 대표단에 의해 일부 공개되고 이란 관영 매체들이 이를 앞다퉈 보도했다.
지난 수십년간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맞서고 있는 이란과 중국은 상대방을 전략적 동맹으로 간주해왔으며 중국의 이란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시도와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적인 무역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의 과거 이란에 대한 투자 공약은 이란 경제 상황에 비춰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중국의 국영 석유회사들인 CNPC와 시노펙 등이 현재 이란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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