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에 대해선 배심원 의견 엇갈려 평결 못내려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지난 2016년 36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창고 화재 참사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 남성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졌다.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 카운티법원은 5일(현지시간) 배심원단이 '고스트 십'(Ghost ship) 창고 화재와 관련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맥스 해리스(29)에게 무죄 평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고 데릭 알메나(49)에 대해서는 배심원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불일치 배심'(hung jury)으로 평결을 내리지 못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12월 화재 참사가 발생한 '고스트 십' 창고 건물을 빌려 예술가들의 작업공간 겸 주거공간으로 운영해왔다.
검찰은 앞서 900㎡에 이르는 2층짜리 창고 건물에 스프링클러나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두 사람이 화재에 취약한 환경을 만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 측 변호인은 화재 참사가 벌어지기 전 창고를 방문한 경찰과 소방, 아동복지 당국 중 누구도 건물의 안전성을 이유로 이곳에 살고 있던 임차인들에게 퇴거를 명령한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화재로 숨진 희생자의 형제인 알베르토 베가는 이날 평결에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만약 이번에 평결이 내려지지 않은 알메나에게 재심에서 무죄 평결이 내려진다면 법정에 나오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알메나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희생자 유가족은 피고와 시 당국, 창고 주인 등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유가족은 당국이 화재에 취약한 '고스트 십' 건물에 제대로 된 허가 없이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가족 측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이 마땅히 누려야 할 정의를 위해 내년 5월에 열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고스트 십' 화재 사고는 당일 열린 전자음악 파티에 수많은 인파가 모이면서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특히 창고 건물 1층에 불법으로 리모델링한 수십 개의 작업실과 주거 공간이 미로처럼 얽혀있어 피해가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03년 로드 아일랜드 나이트클럽에서 100명의 희생자를 낳은 화재 사고 이후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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