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직 농장 노동자가 장관 돼 자랑스러워" 두둔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의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이 손잡고 출범시킨 새 내각의 농업부 장관이 저학력과 튀는 옷차림 등으로 소셜미디어 네트워크(SNS)에서 집중 표적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테레사 벨라노바(61) 신임 농업부 장관은 전날 다른 20명의 동료 장관들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인 퀴리날레 궁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젊은 시절 농장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벨라노바 장관은 평생을 노동조합에서 헌신하며 이탈리아 남부의 비정규 이주 노동자를 착취하는 악덕 농장주와 싸워온 인물이다.
하지만 현지 일부 누리꾼들은 벨라노바 장관이 중학교 졸업 학력의 소유자라면서 페이스북 등에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일국의 장관으로 일하기에는 학력이 너무 초라하다는 것이다.
그가 전날 취임 선서식에 물결 모양의 짙푸른 색 드레스를 입고 온 것도 입방아에 올랐다.
다니엘레 카페초네 전 하원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카니발? 핼러윈?"이라며 벨라노바 장관의 튀는 패션을 비꼬았다.
민주당 측은 이러한 비판 여론에 즉각 대응하며 벨라노바 장관 지키기에 나섰다.
안드레아 오를란도 민주당 부대표는 "전직 농장 노동자를 이탈리아 내각에서 일할 수 있게 한 결정이 자랑스럽다"면서 "벨라노바의 정규 학력은 중학교 졸업에 불과하지만, 그는 '사회적 투쟁이라는 대학'에서 공부했다"고 강조했다.
오를란도 부대표는 이어 "그녀는 종종 나와 생각이 다를 때도 있다"면서 "하지만 그녀가 모욕을 당하는 바로 그 이유로 그녀를 더욱 존경한다"고 두둔했다.
같은 당 소속 라우라 볼드리니 전 하원의장도 "사람들은 드레스와 신발, 헤어스타일, 몸무게 등을 들먹이며 당신을 공격하지만 그들은 당신이 진정 누구이고, 얼마나 패기 있는 사람인지 모른다"며 힘을 북돋웠다.
벨라노바 장관 자신도 소셜 미디어에 "진정한 우아함은 한 사람의 내면을 존중하는 것에서 나온다"며 경력과 외모를 둘러싼 논쟁이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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