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서 반(反)경찰 정서 의심…경찰 "납품업체 단순 실수"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으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14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 진압 경찰에 먹을 수 없는 '생닭' 도시락이 배달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놓고 실수라거나 경찰에 대한 반감을 표시한 것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했으나, 경찰은 납품업체의 단순 실수라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성수이 지역 경찰은 전날 저녁, 배달받은 '치킨 파스타' 도시락 100개를 열자마자 닭고기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흰빛을 띠어야 할 닭고기 색이 여전히 분홍색이었던 것이다.
경찰 측은 도시락을 모두 수거했고, 누구도 이를 먹지 못했다. 경찰은 대신 컵라면을 나눠줬다.
온라인에서는 홍콩 최대 요식업체인 맥심스(Maxim's)가 경찰에 '생닭' 도시락을 배달했다는 추측성 루머가 나돌기 시작했다.
중국 본토와 접한 성수이 지역은 최근 수주 간 수차례 대규모 시위로 들끓었고, 시위대는 중국인 관광객과 상인들로부터 이 지역을 되찾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번 일에 대해 경찰은 이번 일이 송환법을 둘러싼 일부 시민의 반(反)경찰 정서와는 관련이 없는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문제의 도시락과 공급업체를 조사한 경찰은 이후 내부 전달사항을 통해 "해당 도시락은 맥심스를 통해 조달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 측은 "업체 쪽에 일시적으로 주문이 늘어 냉동육을 충분히 해동하지 못한 탓"이라며 "악의적으로 경찰관을 노린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업체가 지난 6월부터 경찰에 음식을 납품했고 이전에는 음식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당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를 일으킨 공급업체의 이름은 따로 알려지지 않았다.
홍콩 식품위생국도 이와 관련해 접수된 신고가 없다고 밝혔다.
홍콩 경찰이 거리로 나선 반정부 시위대와 격렬한 충돌을 벌이면서 반(反)경찰 정서가 공무원이나 학생 등 시민 전반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홍콩 최정예 경찰 특수부대인 '랩터스 특공대'가 시위대를 쫓아 지하철 객차 안까지 따라가 곤봉으로 구타하는 등 강경 진압을 벌인 영상이 퍼지며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대해 경찰과 그 가족들도 온라인 '신상털기' 등으로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의 괴롭힘을 겪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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