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 대변인 "법적 절차 마지막 단계 진행"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이란 정부가 지난 7월 19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억류한 영국 선적의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를 며칠 안으로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방송에 스웨덴 선사인 스테나 벌크 소유의 스테나 임페로 호의 억류를 풀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무사비 대변인은 구체적인 언급 없이 "법적 절차의 마지막 단계를 진행 중이며 별일이 없으면 며칠 안으로 선박의 억류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스웨덴 외무부는 이란 정부가 스테나 임페로 호와 함께 억류됐던 선원 일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테나 임페로 호의 선원 23명 가운데 7명은 석방됐고 나머지 16명은 아직 억류 상태라고 전했다.
외신은 이란 정부가 영국이 자국 선박을 억류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스테나 임페로 호를 억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 7월 4일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란 유조선 아드리안 다르야 1호(그레이스 1호에서 개명)를 억류한 바 있다.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달 18일 아드리안 다르야 1호를 방면했다.
이와 관련, 무사비 대변인은 상세한 설명 없이 아드리안 다르야 1호가 목적지에 도착했으며 석유는 팔린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특정 국가의 해안에 인접한 지중해에 해당 선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아드리안 다르야 1호에 실려있던 석유 210만 배럴을 판매했다고 밝혔지만, 구매자가 누구인지는 언급을 거부했다.
선박 추적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아드리안 다르야 1호는 지난 8일 밤까지 시리아 타르투스 해안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석유를 하역하지는 않았다.
타르투스에는 러시아의 지중해 해안기지가 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거래하는 모든 당사자에게 예외 없이 제재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상황에서 영국에선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드리안 다르야 1호를 나포해야 한다는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 것이 실수였다고 일부 영국 외교관들이 인정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2015년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행을 목표로 이란과 유럽이 폭넓은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했다는 것이 이들 외교관들의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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