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에서 날로 증가하는 젊은이들의 마약 소비에 우려를 표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9일(현지시간) 모리셔스 수도 포트루이스에서 진행한 대규모 미사에서 모리셔스 젊은 층이 처한 불평등과 실업, 마약 소비 등의 사회 문제를 지적했다.
모리셔스는 가난과 내전에 찌든 아프리카에서 정치·경제가 비교적 안정된 몇 안 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경제 성장이 불러온 분배 악화와 경제 활동에서 젊은 층의 상대적 소외 등은 미래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교황은 "모리셔스가 최근 수십 년 간 경제성장을 경험했지만, 젊은 세대는 큰 어려움에 처했다"며 "그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사회적 박탈감 속에 21세기 새로운 형태의 노예(마약)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땅의 첫 과실을 훔쳐가고자 '죽음을 거래하는' 이들을 그냥 놔두지 말자"고 촉구했다.
인구 130만명의 소국인 모리셔스는 최근 수년간 헤로인이나 코카인, 대마초, 메스암페타민(각성제의 일종) 등 마약류의 밀수 및 소비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이날 미사에는 약 10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교황이 모리셔스를 방문한 것은 요한 바오로 2세 때인 1989년 이래 30년 만이다.
앞서 모잠비크와 마다가스카르를 차례로 방문한 교황은 모리셔스를 마지막으로 동아프리카 순방을 마무리하고 10일 귀국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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