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제·신경안정제 소비 급증…249명 사망·21명 실종 확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州) 브루마지뉴 지역에서 일어난 광산 댐 붕괴사고 이후 주민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는 '절망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댐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7개월 이상 지났으나 브루마지뉴 지역 주민들이 여전히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브루마지뉴 시 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보건소 등을 통해 우울증 치료제를 찾는 주민이 급증하고 있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이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에 브루마지뉴 시에서 '절망적 선택'을 한 사례는 39건 보고돼 지난해 상반기보다 23%(9건) 늘었다. 39건 가운데 남성은 11명, 여성은 28명이었다. 실제로 목숨을 잃은 주민은 3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우울증 치료제 소비량은 60%, 신경 안정제 소비량은 80% 늘었다.
브루마지뉴 시의 주니우 아라우주 아우비스 보건국장은 "댐 붕괴사고로 자식이나 남편을 잃은 여성들이 '절망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심한 상실감이 삶을 포기하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루마지뉴 댐 붕괴사고는 지난 1월 25일 발생했다. 이 사고로 24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21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브루마지뉴 댐 붕괴사고의 사망자는 브라질에서 일어난 재난사고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 2011년에는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 주 4개 도시에서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일어나 506명이 사망했다. 이에 앞서 1967년엔 남동부 상파울루 주 북부 해안도시인 카라과타투바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436명이 숨졌다.
브루마지뉴 댐 붕괴사고가 초래한 환경재앙은 역대 최대 규모다. 환경 전문가들은 복구 비용이 최소한 500억 헤알(약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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