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CEO "한계 뛰어넘는 기술 원하는 사람을 위한 특별한 것"
"카메라만으로 탐낼 만해"…폴더블 같은 폼팩터 혁신은 없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애플이 10일(현지시간) 새로 공개한 아이폰 11 프로·프로 맥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사진·동영상 촬영 기능의 개선이었다.
애플 월드와이드 마케팅 수석부사장 필 쉴러는 "이 제품은 프로라고 부르는 첫 번째 전화기"라면서 "일반인은 물론 프로들이 믿고 작업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아이폰 11 프로·프로 맥스는 전문가용인 DSLR(디지털일안반사식) 카메라나 비디오 캠코더에 도전하려는 듯하다.
초광각 렌즈를 새로 추가해 트리플 렌즈를 갖추면서 근거리부터 원거리까지 전 영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됐고, 여기에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다양한 효과를 주거나 촬영한 사진·동영상을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됐다.
'똑딱이'로 불리는 몇 년 된 디지털카메라의 성능은 이미 넘어선 듯하다.
우선 초광각 렌즈 추가로 화각이 넓은 풍경 사진, 가까운 거리에서 찍은 인물 사진, 실내 풍경 사진 등도 찍을 수 있게 됐다.
또 야간 모드를 도입해 어두운 밤이나 은은한 조명의 레스토랑 안에서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했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초점이 어긋나거나 찍으려는 대상이 시커멓게 되는 일 없이 피사체를 찍을 수 있다는 얘기다. 노이즈도 줄였다고 한다.
카메라를 켠 상태에서 광각 또는 망원 프레임(화면)으로 전환하는 것도 버튼 하나로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또 지금까지는 사진을 찍다가 동영상을 찍으려면 촬영 모드를 바꿔야 했지만, 앞으로는 사진 촬영 모드에서 셔터 버튼을 길게 누르거나 이를 누른 채 오른쪽으로 밀면 동영상 촬영으로 곧장 전환된다.
전면 카메라인 '트루뎁스' 카메라도 12메가픽셀 화소에 더 넓은 시야각으로 셀카를 찍거나 60fps(초당 프레임 수)로 4K 동영상을 찍을 수 있게 업그레이드됐다.
또 동영상에는 120fps(초당 프레임 수)의 '슬로모' 기능을 도입해 슬로모션으로 재미있는 동영상을 연출할 수도 있다.
제3자 앱을 이용하면 후면 카메라 3개와 전면 카메라 1개로 모두 4개의 화면을 포착한 뒤 이 중에서 필요한 화면을 골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능도 이날 행사장에서 시연됐다.
두뇌에 해당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애플의 최신 칩 A13 바이오닉이 탑재된다. A13은 전작에 장착된 A12 칩보다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에서 최대 20% 빨라졌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특히 A13은 실시간으로 사진·동영상을 분석하는 머신러닝을 위해 설계됐고, 새 머신러닝 액셀러레이터에 힘입어 CPU가 초당 1조 번 연산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배터리 성능은 개선해 아이폰 11 프로는 전작 XS보다 4시간, 아이폰 11 프로맥스는 전작 XS 맥스보다 5시간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애플은 밝혔다.
외관에서는 미드나이트 그린이란 색상이 새로 추가됐다. 방수 성능도 개선돼 4m 수심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한 디스플레이에는 '슈퍼 레티나 XDR'이란 이름을 새로 붙였다. 프로는 5.8인치, 프로 맥스는 6.5인치 크기에 200만 대 1의 명암비, 1천200니트의 밝기를 갖췄다.
좀 더 저렴해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인 아이폰 11은 듀얼 카메라를 유지하면서 종전의 망원 렌즈를 초광각 렌즈로 바꿨다.
6.1인치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색상은 검정, 하양, 빨강, 자주, 초록, 노랑 등 6가지로 출시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 11 프로·프로 맥스에 대해 "가장 정교한 기술,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것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향상된 카메라 성능만으로도 새 아이폰은 탐낼 만하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에 관심 많은 소비자라면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폴더블폰 같은 최신 제품까지 구경한 소비자들의 눈에 새 아이폰에 담긴 혁신의 크기는 과거의 애플이 보여주던 것보다 아무래도 작아 보인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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