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로 10여년에 걸쳐 조성…'아마존 기금' 재가동 문제도 협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과 생물종 다양성 보호를 위한 기금 조성을 약속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부 장관을 만나 1억 달러(약 1천2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은 민간 부문의 주도 속에 앞으로 10여 년에 걸쳐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금 설치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회담 당시 약속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기부를 통해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의 운명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설치된 아마존 기금은 지금까지 34억 헤알(약 1조400억 원) 정도가 조성됐다. 노르웨이가 94%를 부담했고 독일이 5.5%,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0.5%를 냈다.
그러나 최대 공여국인 노르웨이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계속된다는 이유로 신규 기부 계획을 취소하면서 기금 운용이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 아마존 지역 주지사들은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노르웨이·독일·영국 대사들을 만나 아마존 기금 재가동 문제를 협의했다.
지난달에는 독일 정부가 아마존 기금과 별개로 예정됐던 1억5천500만 헤알(약 450억 원)의 투자 계획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은 그런 돈 필요 없다"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나타내면서 브라질 정부의 환경정책을 비난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향해 "아마존 열대우림에 투자하려던 돈으로 독일의 조림사업에나 사용하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한편,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보고서를 기준으로 지난달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산불은 3만901건에 달했다.
지난해 8월의 1만421건과 비교하면 거의 3배에 달하고, 2010년 8월의 4만5천18건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다.
지난달에만 축구 경기장 420만개에 해당하는 2만9천944㎢ 넓이의 아마존 열대우림이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8월의 6천48㎢와 비교하면 5배에 가까우며, 지난 2010년 8월(4만3천187㎢)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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