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태양 근일점 거쳐 30일쯤 지구 지나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계 밖에서 두 번째 손님이 찾아오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 태양계를 지나간 성간(星間·interstella) 천체 '오무아무아(Oumuamua)'에 이어 또 다른 외계 천체가 태양계 안에서 관측된 것인데, 태양을 지난 뒤에야 확인된 오무아무아 때와는 달리 태양에 접근하기 전에 발견돼 귀중한 관측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전문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 천체는 크림반도에 있는 바흐치사라이시 인근의 크림천문대에서 혜성 전문가인 겐나디 보리소프 박사가 지난 8월 30일 게자리에서 움직이는 흐릿한 빛을 관측하면서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태양에서 약 4억8천280만㎞ 떨어진 곳에서 지름 약 10㎞의 천체가 초속 30㎞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gb00234'로 명명됐지만, 태양계 내 소형 천체를 추적하고 인증하는 국제천문학연합(IAU) 소행성센터(MPC)에서 성간 천체로 추정된다는 초기 관측결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C/2019 Q4(보리소프)로 명칭이 바뀌었다.
IAU 소행성 센터는 이 천체가 태양의 중력을 탈출하는데 필요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중심체를 탈출하는 이른바 '쌍곡선 궤도(hyperbolic orbit)'를 갖는 것을 근거로 태양계 밖에서 온 천체로 봤다.
타원 궤도의 천체나 혜성은 원(圓) 운동에서 벗어나는 정도를 나타내는 궤도 이심률(eccentricity)이 0~1 사이에 있으나 보리소프는 3.2에 달하고 있다. 이 천체가 추가 관측을 통해 성간 천체로 최종 확정되면 C/2019 Q4 대신 '2I'로 시작되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다.
오무아무아는 길쭉한 붉은 시가 모양의 천체로 혜성인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지만 보리소프는 혜성이 가스를 내뿜으면서 형성하는 전형적인 특징인 꼬리를 확실하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 마우나케아에 있는 제미니북반구천문대에서는 제미니 다천체분광기(Gemini Multi-Object Spectrograph)를 이용해 보리소프 혜성의 꼬리가 선명히 드러난 컬러 이미지를 포착해 공개하기도 했다.
보리소프는 현재 지구에서 볼 때 태양에 근접해 있어 관측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20분밖에 안 되지만 다음 달쯤에는 태양에서 충분히 떨어져 허블 우주망원경 등을 통해 더 많은 것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오무아무아가 태양 근일점을 지난 뒤 확인돼 관측 기회가 많지 않았던 반면 보리소프 혜성은 "적어도 1년 이상 관측이 가능하다"고 MPC 측은 밝혔다.
보리소프 혜성은 태양에는 12월 7~10일쯤 가장 가깝게 근접한 뒤 12월 30일쯤 지구에 약 2억7천360만㎞까지 근접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YNAPHOTO path='AKR20190915012800009_03_i.jpg' id='AKR20190915012800009_0301' title='오무아무아 상상도 ' caption='[ESO M.콘메서 제공] '/>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