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매체와 인터뷰서 밝혀…"존슨 정부, 법 위반않고 무시하는 복안 마련"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존슨 총리는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동을 하루 앞두고 다음 달 EU 탈퇴(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특히 그는 자신과 영국을 만화 '경이로운 헐크'의 주인공 헐크와 그의 변신 전 인물 배너 박사에 비유하며, 범야권 주도로 제정된 '유럽연합(EU) 탈퇴 시한 연기법'을 무시하고서라도 탈퇴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존슨 총리는 일간 데일리메일의 15일(현지시간) 자 일요판에 실린 인터뷰에서 "우리는 10월 31일에 나갈 것이다. 그렇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출판사 마블의 슈퍼히어로 만화 '경이로운 헐크'의 주인공 헐크를 거론하며 브렉시트 의지를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배너 박사(헐크의 변신 전 캐릭터)는 족쇄에 묶여 있을지 모르지만, 자극을 받으면 그것을 부숴버린다"면서 "헐크는 화날수록 강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헐크는 아무리 단단하게 묶여 있는 것처럼 보여도 항상 벗어난다"면서 "우리나라의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최근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등에서 이른바 '백스톱'(Backstop)으로 불리는 브렉시트 안전장치에 관한 양보의 신호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EU와의 재합의 성사를 확신했다.
'안전장치'란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北)아일랜드 사이 국경에서 통행·통관이 까다로워짐에 따라 예상되는 혼란을 막기 위해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당분간 잔류시키는 방안이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와 EU가 합의한 이 안전장치는 영국 내에서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영국 의회는 관세동맹 잔류 기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으면 자국이 EU에 계속해서 종속될 수 있다면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을 세 차례나 거부했다.
존슨 총리는 "이 일을 시작했을 때 모두가 메이 전 총리의 합의안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며, 안전장치는 불변이고 저들은 아무도 그걸 못 바꾼다고 했다"며 "그러나 알다시피 저들에게서 벌써 변화가 나타났고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놓고 아주 좋은 대화가 진행 중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말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는 존슨 총리의 이날 인터뷰는 의회 표결과 여왕 재가를 거쳐 9일 발효한 '유럽연합(탈퇴)법', 이른바 '노 딜 방지법'을 무시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14일 존슨 총리는 제1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와 보수당에서 출당된 노 딜 브렉시트 반대파 의원들을 겨냥, "한편으로 그들은 내가 EU와 협상 타결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나에게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강요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둘 다 틀린 얘기"라며 "나는 합의를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그와 동시에 10월 말에 불확실한 상황을 마무리 짓고 빠져나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일 일요판은 존슨 총리 보좌진이 기술적으로 노 딜 방지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 무시하는 '비밀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는 총리와 최측근 3명만 공유한 내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존슨 총리 정부가 법에 명시된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무산시키려고 다음 달 중에 또 다시 의회를 멈춰세우려 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총리실의 한 소식통은 메일 일요판에 "총리는 다음달 17∼18일 열리는 EU 집행위원회에서 (브렉시트 시한) 연기안을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총리가 노 딜 방지법을 무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소식통은 "이후 법정 공방과 리스본조약 50조 이행 결정을 번복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총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러한 방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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