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대북문제 거론 "美행정부 외교정책 일부 인정해줘야"

입력 2019-09-16 02:53   수정 2019-09-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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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대북문제 거론 "美행정부 외교정책 일부 인정해줘야"
美CBS방송 인터뷰…한반도 상황 거론하며 '인내' 언급
볼턴 경질에 "국가안보보좌관은 관제사 같은 자리" 국무장관 겸직설엔 부정적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외교정책에 대해 인정해줘야 한다면서 그 예로 대북 관련을 언급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국무장관을 지낸 라이스 전 장관은 이날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십년 전에 다뤘던 일부 외교 정책 현안들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행정부가 그 문제들을 맡아온 데 대해 인정해 줘야 한다"며 북한을 거론했다.
이어 "아무도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왔다"며 행정부가 북한과 관련해서 해나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미국이 냉전 시대 이후 유일한 초강대국이었던 시대를 지나 새로운 도전과제들에 직면한 전환기를 지나가고 있다면서 미국의 외교 정책의 지침이 돼야 할 원칙들에 '인내'(patience)가 수반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45년간 인내심을 발휘해왔다. 독일이 1990년 통일될 때까지 유럽에 남아 있었다"면서 한반도 상황을 거론, "우리는 남한이 침입당하지 않도록 한반도에 대해 평화를 지키며 인내해왔다. 인내는 도움이 돼 왔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조급하게 느끼고 있다"며 '인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란과 협상하는 데 대해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여건이 올바를 때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의 협상과 이란, 북한과의 협상을 비교하며 "이란 또는 북한을 상대로 하는 것처럼 (미국이) 힘이 있는 위치에서 협상하는 건 괜찮다"며 그 이유로 제재가 이란과 북한의 경제를 약화시키고 있는 상황을 들었다.
그러면서 탈레반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탈레반은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몹시 바란 나머지, 어떠한 것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적성국 입장에서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에는 멈춰서서 협상할 시간이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의 경질에 대해 "존이 대통령에게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데 있어 직무를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가안보보좌관은 대통령의 어젠다를 달성하기 위해 국무부, 국방부 장관 등을 아우르며 조율하는 '항공 교통 관제사'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이 같은 입장을 갖지 못할 경우 떠날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국가안보보좌관 겸직설이 불거졌던 것과 관련, 유일한 전례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거론하며 "키신저마저도 (겸직이) 최상의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말했을 것"이라며 외교수장으로서 대외적 역할을 수행하는 국무장관과 대통령의 '또 다른 자아'로서 막후 조율 역을 해야 하는 국가안보보좌관 역할이 분리되지 않는 데서 오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신저는 역사상 다시 볼 수 없는 독보적 인물이었다"며 '키신저 모델'은 국가안보보좌관이 '성실한 조정자' 역할을 할 때 보다 잘 작동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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