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건 이란 관련 분란에 이용하는 것 비건설적…무력 조치 용납안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무인기 공격의 배후를 이란으로 성급하게 결론 짓고 무력 대응을 고려하는 것은 중동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비건설적 행동이라고 러시아가 16일(현지시간) 비판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공보국 명의의 논평을 통해 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 사건 전개 양상이 러시아의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표시했다.
외무부는 먼저 "비군사 목표물 공격과 사회·경제 인프라 파괴, 에너지 자원 수급 균형을 깨트리고 국제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동반하는 국제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 파고를 야기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단호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정제공장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주체에 대해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말 것을 간곡히 조언한다"면서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한 미국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잘 알려진 노선을 따라 해당 사건을 이란을 둘러싼 분란 격화에 이용하는 것은 비건설적이라고 간주한다"며 "현재 미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보복 무력 조치를 상정하는 방안들은 더더욱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외무부는 이어 "민간 시설에 대한 상호 공격과 이와 관련된 국제인도주의 법률 위반은 예멘에서 계속되고 있는 격렬한 군사·정치적 위기의 직접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력 분쟁을 조속히 중단하고 유엔 주도하에 예멘 내의 모든 유력 사회정치 세력, 지역 단체, 종교 집단 등이 참여하는 협상 과정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는 러시아의 입장을 거듭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하는 것만이 예멘인뿐 아니라 이웃 국가들과 이 전략요충지에 중요한 이해관계를 가진 다른 국가들이 이익을 보는 길임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 주체에 대한 성급한 결론은 중동의 불안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소유한 동부 아브카이크의 탈황 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두 곳의 석유 시설이 드론(무인 항공기) 공격을 받으면서 사우디의 원유 생산이 큰 차질을 빚었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 후티가 자신들이 사우디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이나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내 무장조직의 공격일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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