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만약 가족이나 친한 친구가 자신들의 아기 성별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실제 영국의 한 부부가 성 편견을 피하자는 취지에서 자신들의 아기 성별을 주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서머싯주 소도시인 케인샴에 사는 제이크 잉글랜드-존(35)과 호빗 험프리(38) 부부는 '성 중립적인'(gender-neutral) 아기를 양육하며 친한 가족에게도 아이의 성별을 비밀로 하고 있다.
기후변화 단체의 회원이기도 한 이 부부는 17개월 된 아기를 성이 드러나지 않는 '그들'(they)로 부른다. 옷을 입힐 때도 여자와 남자아이 옷을 번갈아 선택한다.
아기의 할머니조차 11개월 때 기저귀를 갈다가 성별을 알아차렸을 정도로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고 있다.
험프리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9개월간 사회가 아이에게 강요하는 성 편견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식에 대해 남편과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에는 주변에 아기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워하거나 이해하지 못했던 가족과 친구들도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부부는 설명했다.
험프리는 "우리 아기는 매일 아침에는 인형을 가지고 티파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또한 오토바이나 큰 기계들에 매료될 때도 있다"며 아기가 성과 관계없이 본인만의 온전한 인격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부부는 아이가 충분히 나이가 들면 성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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