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전략물자 수출기업 100개 미만…"국내 산업 영향 최소화할 것"
"고시 개정안 찬성 압도적…언제, 어디서든 대화 열려 있어"
(세종=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개정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18일 오전 0시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취한 수출규제 조치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정치적 목적으로 한국에 대해 경제적 보복을 한 것과는 달리 한국은 일본이 수출통제제도를 원칙과 다르게 운용해 국제공조가 어렵다고 판단해 취한 조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고시 개정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에 미치는 영향도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정상적인 거래는 최대한 신속하게 수출허가를 내줘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백색국가서 일본 제외' 오늘 시행…"국제공조 어려운 국가" / 연합뉴스 (Yonhapnews)
다음은 산업부 이호현 무역정책관과의 일문일답.
--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이유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 국제평화, 지역안보를 위한 수출통제체제 원칙과 다른 목적으로 제도를 운용하는 경우에 대해 수출지역 분류를 다시 한 것이다. 그동안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 가입과 같은 정량적인 지표로 수출지역을 가, 나 지역으로 구분했다. 하지만 기본원칙과 어긋나게 제도를 운용해서 국제공조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지역은 이제까지 기준을 가지고는 분류가 어렵다고 여겼다. 고시 개정 후에도 정상적인 거래는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
-- 고시 개정으로 영향받는 국내 기업 수와 거래 규모는.
▲ 2018년 기준 대(對) 일본 수출금액은 305억달러다. 개정 고시의 영향을 받는 건 이중 전략물자 수출에 관한 품목만이다. 일본에 전략물자를 수출하는 기업은 100개 미만이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전체 대일 수출금액에서 전략물자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다.
-- 주로 어떤 업종이 영향을 받나.
▲ 전략물자 중 대일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것이 네트워크 보안 장비, 반도체 재료 장비, 반도체 광학 소재, 화학제품, 섬유화학제품 등이다. 해당 수출기업 명단은 정부가 확보했고 기업에는 제도 활용법 등을 설명했다. 애로 해소와 모니터링도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또 대일 수출기업에서 수출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심사 담당 직원을 일대일로 매칭해서 무기 전용 우려 없는 정상적인 거래는 최대한 빨리 허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 자율준수무역거래자(CP기업)의 등급별 숫자는. AAA등급 아닌 기업의 피해는 없나.
▲ 국내 CP기업 수는 모두 156개이고 이중 AAA등급은 11개, AA등급은 92개, A등급은 53개다. AA나 A등급이어도 정상적인 기업 거래나 영업활동은 최대한 빨리 심사할 예정이다. 고시 개정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AAA등급 CP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은.
▲ 충분히 있다. 그동안 CP기업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왔다. AAA등급이 더 많이 나오게 요건을 전반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면 추진할 것이다.
-- 사실상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조치가 아닌가.
▲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는 2004년 제정돼 2018년 말까지 총 25번 개정했다. 이번 개정도 일본 건만 국한해서 했다기보다는 전체적인 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와 한국의 고시 개정은 근본적인 배경과 목적이 다르다. 한국은 국제공조가 가능한지 여부를 중심으로 한 것이고 일본은 정치적 목적에서 수출규제 조치를 활용한 것이다. 우리는 정상적인 국내법, 국제법 절차에 따라 제도를 개선했다.
-- 고시 개정 반대 의견은 주로 어떤 내용이었나. 일본은 어떤 이유로 반대했나.
▲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조치에 대해 한국 측에서 이해가 부족하지 않냐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이 7월 1일 수출규제 조치 방침을 발표한 직후부터 그 내용을 정밀 분석했고 배경과 영향도 전부 조사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해하기 어렵다.
-- 고시 개정이 WTO 제소에 미치는 영향은.
▲ 없다. 일본과 한국은 관련 규정 개정의 사유와 취지가 다르고 이를 입증할 수 있다.
-- 이번 고시 개정으로 일본이 타격을 입을까.
▲ 고시 개정은 수출지역을 관리하는 여러 기준을 도입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지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대한국 수출을 규제한 조치처럼 특정 품목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일본이나 특정 품목에 대한 타격을 고려하지 않았다.
-- 일본이 대한국 수출규제를 하지 않았어도 고시를 개정했을까.
▲ 일본 또는 일본 수출 관련 기업의 사례, 일본 제도 운용 방식 등은 오랜 기간 봐왔다. (이번 일본 조치를)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정상적인 수출통제체제 취지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용하는 나라와는 국제공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
-- 일본이 대화를 요청한 적 있나. 지금도 일본과의 대화에 열려 있나.
▲ 일본으로부터 공식 제의는 없었다. 언제든지 어디서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자세와 준비가 돼 있다.
-- 추가로 수출지역 기준을 만들 계획은.
▲ 향후 지역 안보, 국제평화, 수출통제제도 운용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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