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그리스가 금융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빌린 자금의 일부를 조기 상환하기로 했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스 스타이쿠라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유럽안정화기구(ESM)와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재무장관 모임인 '유로그룹'에 IMF 채무 일부를 조기 상환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신청서에 서명했다.
이번에 그리스가 갚으려는 자금 규모는 연 이자율 4.91%로 빌린 29억 유로(약 3조8천억원)다.
그리스 정부는 채무 조기 상환으로 7억 유로(약 9천178억원)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자금 상환을 집행하려면 유로존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10년 심각한 금융위기에 직면한 그리스는 IMF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총 290억유로(약 38조원)를 빌렸다.
이후 경제 사정이 호전돼 상당 부분을 갚았고, 현재 남은 채무는 이번 조기 상환 금액을 빼고 88억유로(약 11조 5천387억원) 남짓이다.
그리스는 위기 이후 8년간 엄격한 재정 프로그램을 시행한 끝에 작년 8월 구제금융 체제를 벗어나긴 했으나 재정 지출과 구조 개혁 등에서 여전히 국제채권단의 엄격한 감독을 받는 처지다.
지난 7월 초 취임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그리스의 경제 부흥을 목표로 규제 철폐, 감세, 기업 편의 중심의 법제 개편, 공공 부문 민영화 등 시장 친화적 경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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