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지원 만남 후 2개월여만에 재회…스마트시티 등 협력 방안 논의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005930] 이재용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를 만나 여러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재계와 사우디 국영 SPA통신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리야드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기술, 산업, 건설,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회동에는 사우디의 정부 관계자들도 배석했으며, 사우디와 삼성그룹 간 다양한 사업 공조 기회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6월 말 방한했을 때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에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5대 그룹 총수들과 만나 글로벌 경제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투자를 당부한 바 있다.
두 사람의 잇단 만남은 최근 삼성의 '미래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이 부회장과 사우디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끌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 사이에 '상호협력' 시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준비를 위한 사회·경제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사우디의 '비전 2030'은 이 부회장이 4월 시스템 반도체 분야 글로벌 1위 목표를 내걸고 선포한 '반도체 비전 2030'과 공교롭게 이름이 같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신재생 에너지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시티 '네옴'(NEOM)과 국가 에너지원을 신재생으로 전환하는 '에너지 트랜스포메이션' 등 사우디의 '비전 2030' 프로젝트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이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5G를 접목한 스마트 건설, 데이터 처리 기술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 제고를 모색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EPC(설계·조달·시공) 산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사우디에서 다양한 사업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삼성물산의 사우디 지하철 건설 현장을 방문한 뒤 현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법원 판결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특히 비(非)전자 계열사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데 대해 최악의 불확실성 상황 속에 '삼성 총수'로서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올들어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2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진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2월), 미국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5월) 등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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