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본토에서 직접 공격" 주장…사우디 "공격 원점 예멘 아닌 북쪽"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시설 피격과 관련, 18일(현지시간) 사우디 제다를 긴급 방문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은 예멘 반군이 아닌 이란의 공격이다"라며 "이는 지금껏 보지 못한 규모의 공격으로, 사우디에 대한 직접적인 전쟁행위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을 위험에 빠뜨렸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석유시설을 공격한 무기의 비행 양태로 볼 때 예멘 반군이 있는 남쪽에서 온 게 아니었다며 이란을 공격의 주체로 지목하고, 미국 정보기관이 반군이 보유하지 않은 무기가 사용됐다고 강하게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아는 한 이란은 다른 나라로 직접 파병한 적 없는 체계다. (미사일과 무인기가) 이라크에서 날아왔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쿠웨이트 상공을 지났을 수 있다. 이 또한 전대미문이다"라며 이란 본토에서 직접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사우디군은 기자회견에서 "미사일과 무인기가 피격 지점 북쪽에서 발사됐다"라며 "정확한 발사 지점을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석유시설 공격이 이란이 '지원'했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제다에 도착한 직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이란에 양국이 공동 대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14일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핵심 석유시설인 아브카이크 단지와 쿠라이스 유전이 공습으로 큰 손실을 당했다. 이 공격으로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570만 배럴이 차질을 빚었다.
친이란 예멘 반군은 무인기 10대로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의 공격이라고 의심한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18일 AFP통신에 "미국 정부는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이란에서 발사된 크루즈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결론짓고 다음 주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증거를 제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9일에는 사우디와 함께 예멘에 군사 개입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다.
예멘 반군은 18일 UAE의 아부다비, 두바이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는 표적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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