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친북단체 관계자, 전문매체 인터뷰서 "초기단계 진입" 주장
"은행·기업용 'DPRK 토큰'…비트코인·이더리움에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북한이 무역을 촉진하려고 자체 암호화폐 개발을 추진한다고 암호화폐 전문매체인 디크립트가 작업에 참여한 소식통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해외 친북단체인 조선친선협회의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회장은 디크립트 인터뷰에서 북한이 국제 시장에서 금처럼 실제로 가치가 있는 것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를 개발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인인 데 베노스는 북한 정부기구인 대외문화연락위원회의 일원으로서 북한의 유럽 내 교섭창구이기도 하다.
현재 데 베노스는 북한에서 잇따라 개최되고 있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콘퍼런스를 조직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
데 베노스는 "(개발이 완료되면) 대리통화처럼 운용될 것"이라며 "북한과 다른 업체, 개인들이 국제적으로 결제를 할 때 가격이 더욱 안정되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시민들은 계속 종전 화폐를 사용하되 은행, 기업, 기관들이 새로운 암호화폐인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토큰'을 쓰게 될 것이라고 구상을 설명했다.
데 베노스는 이 암호화폐가 개발된 뒤에 북한 내에서만 사용되는 다른 암호화폐의 개발도 뒤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 베노스는 인터넷매체인 바이스 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제재를 피하고 미국이 지배하는 글로벌 금융체계를 우회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개발하고 있으며 아직은 초기단계라고 밝혔다.
현재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핵실험 때문에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등으로 수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이미 국유기업들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 거래를 허용하고 있지만 이들 화폐는 가치등락이 심하고 그런 변동성을 통제할 수도 없다는 한계가 있다.
데 베노스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우리의 개발 대상이 아니다"며 "그것들은 외국의 투기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해에 이어 내년 2월에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주제로 국제회의를 개최한다.
이들 회의에 참석하면 비밀이 보장되고 북한 최고위 관리, 기술자들과 접촉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북한 당국은 설명한다.
데 베노스는 올해 4월에 열린 콘퍼런스의 목적이 암호화폐 전문가들을 모집하는 것이었으며 소수 해외 전문가들이 현재 추진되는 암호화폐에 통찰력 있는 조언을 건넸다고 밝혔다.
한 콘퍼런스 참석자는 북한이 개발에 관심을 지닌 암호화폐가 중국 위챗과 같은 결제 체계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주요 관심은 비트코인으로 제재를 회피하는 것, 유엔의 영향력이 없는 구역에서 이더리움을 사용하는 것이었다"고 당시 논의 내용을 전했다.
북한이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대신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방안을 알기 원했으며 이를 국가의 독립을 용이하게 할 방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전언도 뒤따랐다.
나아가 북한이 유엔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중국 중개업체들에 무역을 위탁해왔으나 간혹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예방할 목적으로 이더리움 체계에 주목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데 베노스는 내년 2월에 열릴 '평양 블록체인·암호화폐 콘퍼런스 2020'은 규모가 더 클 것이라며 한국, 일본 이스라엘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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