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조선학교 지원배제 철회 요구…"조치 없으면 북일관계 1㎜도 안 움직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북한의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발언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매체 NNN에 따르면 송 대사는 북일우호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 중인 일본의 가네마루 신고(金丸信吾) 씨를 동행 취재하는 일부 일본 기자들과 18일 만난 자리에서 "전제 조건 없는 수뇌 회담이라는 표현 자체가 모순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대사는 "'전제 조건 없이 수뇌회담 하겠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핵·미사일·납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그 자체가 전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송 대사의 발언은 전제조건 없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 하고 싶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에 관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조건 없는 회담'을 반복해 언급하고 있지만 맥락상 납치 문제 해결이나 북한에 의한 핵·미사일 위협의 해소 등을 위해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것이라서 결국 일본은 이들 사안을 의제로 삼고자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대사는 아베 총리가 올해 5월부터 전제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표방한 것과 관련해 "그 이후 일본 측과의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교 무상 교육 대상에서 재일 조선학교를 제외한 것이나 유아교육 무상화 대상에서 조선유치원을 제외한 것 등에 관해 일본 정부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런 조치들을 일본이 철회하기 전에는 "북일 관계가 1㎜(밀리미터)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송 대사는 "일본 측의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대화를 하려면 대북 정책을 전환하라고 일본 정부를 향해 촉구했다.
송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9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로서는 북일 평양 선언에 토대를 두고 일관되게 납치, 핵·미사일, 이런 모든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반응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강조하는 것에 관해서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이 모두 고령이 되는 가운데 하루라도 빨리 해결하도록 냉정하게 분석해 온갖 기회를 놓치는 일 없도록 모든 힘을 다해 대응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스가 관방장관은 재일 조선학교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조치를 철회하라는 요구에 관해서는 "보도 내용에 대해 일일이 답하는 것을 삼가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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