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하루 동안 테러로 48명 사망…19일엔 미군 오폭으로 30여명 숨져
올해 상반기 민간인 1천366명 사망…공습 사망자는 363명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잦아들 줄 모르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상황으로 인해 무고한 민간인 사상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 결렬 후 양측 간 공세가 격렬해지면서 테러와 공습 오폭으로 인한 사망자가 쏟아졌다.
2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밤 아프간 동부 난가르하르주(州)의 산악지대에서 잣 수확 작업을 마친 농부 30여명이 미군 드론 공습으로 목숨을 잃고 40여명이 다쳤다.
미군은 이 지역으로 숨어든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을 소탕하려다 실수로 민간인을 향해 폭탄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마을의 원로인 말리크 라하트 구트는 "공습이 발생했을 때 여기 작업 인부들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주위에 모여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우려한 마을 원로들은 지난 7일 주지사에게 편지를 보내 곧 시작될 잣 수확 시즌에 200여명의 인부와 어린이가 일할 예정이니 이들을 공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참변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아프간 국방부와 미군 측은 공습 사실은 인정했지만, 민간인 사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프간 민간인은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가 감행하는 테러로 인해서도 많이 희생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북부 대선 유세장과 수도 카불 등 두 곳에서 잇따라 자폭 테러가 발생, 하루 동안에만 48명 이상이 숨졌다.
사상자 대부분은 민간인으로 이 중에는 어린이와 여성도 많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에는 동부 잘랄라바드의 선거 등록센터에서 자폭 테러와 총격이 발생해 12명 이상이 다쳤다.
그다음 날인 지난 19일에도 테러는 이어졌다.
이날에는 남부 정보기관 건물을 겨냥한 차량 폭탄 공격으로 20여명이 숨졌고 97명이 다쳤다.
정보기관 요원 사상자는 거의 없었고 역시 대부분 민간인이 희생됐다.
아프간에서는 이달 초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뒤 양측 간 교전이 격렬해졌다.
지난 9일 '아프간 협상 사망'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탈레반에 강력한 타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공습으로 탈레반 조직원 38명을 살해하는 등 공격 수위를 크게 높였다.
이에 탈레반도 미군 등과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특히 오는 28일 치러지는 대선과 관련해 선거 보이콧을 강요하며 곳곳에서 무자비한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내전·테러로 희생된 아프간 민간인 사상자 수는 3천812명(사망자 1천366명)으로 집계됐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아프간 민간인 사상자 수는 UNAMA가 집계를 체계화한 2009년 이후 가장 많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는 정부군, 서방 다국적군 등에 의해 사망한 민간인의 수가 717명으로 반군 공격에 의한 사망자보다 더 많았다.
특히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는 363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아프간에서의 공습은 미군과 정부군에 의해 이뤄지는 상황이다. 외국군 중에서는 미군만 유일하게 공습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났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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