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충분히 마시고, 가려움증·야외활동 주의해야
과일도 혈당 높이는 주범…한두 조각이면 충분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당뇨병 환자가 신경 쓰고 주의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진다. 건조하고 변덕스러운 날씨가 환절기 질환 등을 일으키면 잘 해오던 혈당 관리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당뇨병센터 고경수 교수의 도움말로 당뇨병 환자들의 건강한 가을 나기 수칙을 알아본다.
◇ 물을 충분히 마셔라
날씨가 건조해지는 가을철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특히 심한 고혈당의 경우 소변량이 늘고, 이게 탈수로 이어지면서 갈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수분을 적절히 섭취해야만 고혈당이 악화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당이 많이 함유된 음료수는 삼가는 게 좋다. 혈당이 상승하고 소변량이 늘면서 탈수가 진행돼 다시 갈증이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에게 권장되는 하루 물 섭취량(㎖)은 자기 체중(㎏)에 30을 곱하면 된다. 예컨대 체중이 60㎏이라면 1천800㎖(60×30) 정도가 적당하다.
◇ 피부 가려움증에 주의하라
고혈당이 심해지면 탈수 증상으로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 가을의 건조함은 피부 가려움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진균성 질염으로 음부 주위에도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혈당 조절과 감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또한, 당뇨병성 신경합병증의 초기 증상으로 전신 가려움증이 나타나기도 하는 만큼 평소 혈당을 잘 조절하고, 합병증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
◇ 필요한 백신을 접종하라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감염에 취약하므로 백신을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 백신의 효과는 건강한 사람과 동일하다. 당뇨병 환자에게 권고되는 가을철 백신은 매년 10∼12월 접종하는 인플루엔자 백신과 폐렴구균(폐렴사슬알균) 백신이다. 폐렴구균 백신은 5년마다 접종을 권고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평생 한 번만 맞아도 효과가 지속하는 백신이 사용된다.
◇ 야외 활동에 주의하라
당뇨병 환자에게도 가을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다만, 안전한 운동을 위해 운동 전 혈당 체크는 필수다. 만약 운동 전 혈당이 300㎖/㎗ 이상이면 운동을 미루고, 100㎖/㎗ 이하라면 운동 중 저혈당 위험이 있으므로 간식을 먹은 후 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운동은 식사 1∼2시간 후 시작하고, 탈수 예방을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저혈당에 대비해 간식을 지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운동 전후에는 발에 궤양 등 상처가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만약 합병증으로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있다면, 운동 시 수축기 혈압이 170㎜Hg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수칙이다. 급격한 혈압 상승으로 망막 출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몸 아플 땐 당뇨병 관리 더 신경 써라
환절기에 감기나 감염증, 구토, 설사 등으로 몸이 아픈 날에는 상대적으로 인슐린 필요량이 많아져 혈당이 올라가는 편이다. 심한 경우 탈수와 케톤산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감기 등으로 몸이 아플 때는 4시간마다 자가 혈당검사를 하는 게 좋다. 설사, 구토가 동반된다면 더욱 자주 혈당검사를 해야 한다. 인슐린 주사나 경구혈당강하제는 평소대로 먹고, 고열과 오심, 구토가 동반한다면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 과식·과음에 주의하라
가을은 식욕이 왕성해지는 계절이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가 체중이 늘기 시작했다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봐야 한다. 필요 이상 먹지 않았다면, 체중이 증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중이 갑자기 늘기 시작했다면 무엇보다 현재의 식사량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특히 회식이나 모임이 많은 저녁 시간대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 과음은 그다음 날까지도 혈당을 높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혈당 높이는 과일, 한두 조각이면 충분하다
당도가 높은 가을철 과일도 주의가 필요하다. 과일은 주로 당질로 구성돼 있어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부른다. 또한 체중 감량을 방해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당뇨병 환자의 과일 섭취량은 평소 개인별 혈당 조절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단단한 과일로 하루 한두 조각이면 충분하다. 또 약을 먹어야 할 정도의 당뇨병 환자라면 저녁 시간대 과일 섭취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