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갤럭시 폴드' 판매대란 부른 공급제한 배경은

입력 2019-09-21 10:00  

[위클리 스마트] '갤럭시 폴드' 판매대란 부른 공급제한 배경은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삼성전자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완판 행진이 국내외에서 이어지는데도 수요만큼 물량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그 배경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6일 국내 출시 첫날 15분 만에 '완판'된 이후 2차 예약판매를 시작한 18일에도 당일 배정된 통신사, 자급제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삼성전자가 삼성닷컴에서 추가 예약판매에 들어간 20일에도 마찬가지로 당일 매진됐다. 국내에 이어 2차 출시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에서도 출시 당일인 18일 오전 초기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판매한 물량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국내 1차 물량은 3천∼4천대, 2차 물량은 1만∼2만대로 추정된다. 2차 출시국에 첫날 판매된 물량은 이보다 약간 적은 것으로 보인다.
기존 플래그십 스마트폰보다 적은 물량임은 물론 폴더블폰 발표 당시 100만대 양산을 목표로 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적은 양이 시장에 풀린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일부러 '한정판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폴더블폰 결함 논란을 거치면서 생성된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을 바꾸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예약량을 수차례에 걸쳐 찔끔찔끔 풀면서 빨리 구매해야 할 것 같은 심리에 불을 지폈다는 것이다.
300만∼400만원대 해외 중고 거래까지 등장해 '폰테크'라는 말까지 생기면서 이런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판매 중인 스마트폰이 중고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아이폰 초기에나 있던 일이다.
하지만 제한적 공급의 배경이 '한정판 마케팅'이라 해도 그 방식이 기존 마케팅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 소비자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의 초기 반응을 보면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추측과 함께 아직 폴더블폰 양산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카운터포인트 임수정 연구원은 "삼성은 높은 가격으로 인해 위축될 수 있는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의식해서 매우 제한적인 물량만을 공급한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반응이나 문제가 나올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갤럭시 폴드는 삼성전자 내부 개발 및 시험 과정을 거쳐 출시됐지만 핵심 부품인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말 그대로 처음으로 시장 검증을 받는 것이다.
접는 특성상 내구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소비자 반응과 평가에 따라 앞으로 블록버스터가 되거나 또는 소수 마니아용 아이템에 그치거나, 최악의 경우 핸드폰용으로는 용도 폐기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이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유용성을 취약성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대량생산 대량공급 전략을 쓰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 양산하는 폴더블폰에 대해 대량 생산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폴드에 들어가는 일본산 부품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지만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srch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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