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악화에 깊은우려"…한일갈등 중재역할 촉구 서한보내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각국 정상이 참석하는 유엔총회 일반토의(24~30일)를 앞둔 가운데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엘리엇 엥겔(민주·뉴욕) 위원장이 한일 갈등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중재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에 따르면 엥겔 위원장은 최근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중재역할을 촉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엥겔 위원장은 서한에서 "한일관계 악화에 깊이 우려한다"면서 "특히 (양국간) 긴장고조는 경제와 안보 차원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와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엥겔 위원장은 "미국과 일본, 한국이 북한의 도발적인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침범 등에 이르기까지 지역 안보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할 상황에서, 한일간의 계속되고 있는 갈등은 평화롭고 안전하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유된 이해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강국인 한일 관계가 악화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지역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 이해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 사이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그들이 이견을 해소할 무대를 제공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간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미 국무부의 노력을 평가하지만 현재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지속적이고 고위급의 미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이 양국의 지도자들에게 관여하고 양측이 출구를 찾도록 돕고 해법을 촉진하도록 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엥겔 위원장은 특히 한일 양국이 이견을 해소하는 길을 찾도록, 또는 최소한 공유된 안보·경제적 이해에 추가적인 부정적 영향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양측을 자제시키기 위해 이번 유엔총회를 기회로 삼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청와대는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5박 6일간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한일 정상회담 혹은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엔총회 기간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의 한일정상회담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유엔총회 관련 기사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정상을 한미일 3자대화로 유도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엥겔 위원장은 하원 외교위는 지난 7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안보를 촉진하는 데 있어서 한미, 미일 동맹의 중요한 역할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면서 이 결의안은 이번 주 하원(전체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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