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협상 사망' 선언 후 반미진영에 협조 구해
(자카르타·베이징=연합뉴스) 성혜미 김윤구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의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대표단이 러시아와 이란에 이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미국이 중단을 선언한 평화협상에 대해 논의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이끄는 대표단 9명이 중국을 방문해 오늘 중국 아프가니스탄 특사 덩시쥔을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탈레반과 미국의 평화협상 내용을 중국과 논의했다. 중국 특사는 합의사항들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위한 좋은 틀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또 "물라 바라다르는 미국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아프간에서 발생하는 혼란과 유혈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고, 우리는 우리 조국과 이슬람 가치를 지킨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성사 직전이었던 아프간 평화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협상 중단 선언으로 무산되자 반미 진영을 잇달아 방문해 협조를 요청해왔다.
이와 관련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아프간 정세를 예의주시하며 아프간 평화 화해 과정에 힘을 쏟으며 관련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은 미국과 아프간이 협상 모멘텀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중국은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뒤 18년째 진행 중인 탈레반과 전쟁을 종식하고, 미군을 철수하고자 작년부터 평화협상을 진행해 이달 2일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탈레반이 5일 아프간 카불에서 미군 1명 등 12명이 사망한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 지도자들과 비밀회동을 취소하고 "내가 아는 한 그것(협상)은 죽었다"고 밝혔다.
이후 탈레반 대표단은 13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아프간 문제 담당 러시아 대통령 특사를 만났고, 17일에는 이란 테헤란을 찾아가 외교부 등 관리들을 만났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오는 28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를 '미국의 꼭두각시'로 여겨온 탈레반은 대선 강행 시 투표소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고, 실제로 대선 유세장 등에서 폭탄테러를 자행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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