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나라, 기후재난 개도국에 푼돈 지원…1인당 하루 12원"

입력 2019-09-23 15:27  

"부자나라, 기후재난 개도국에 푼돈 지원…1인당 하루 12원"
옥스팜 분석…"부자 나라, 최빈국 지원·배출가스 감축 서둘러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기후변화 '가해국'에 해당하는 선진국들이 사막화 등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저개발국에 제공한 원조가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비영리 기구의 분석에서 나타났다.
23일 국제 구호기구 옥스팜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개발 수준 하위 48개국에 전달된 기후변화 대응 기금 규모는 각각 2015년과 2016년에 24억∼34억달러(2조9천억∼4조1천억원)로 집계됐다.
이를 1년간 원조 수혜국 주민 1인당 평균치로 환산하면 2.5∼3.5달러(3천∼4천200원)꼴이며, 하루 기준으로는 1센트(약 12원)에도 못 미친다.
앞서 2009년 유엔에서 각국은 최빈국의 저(低)탄소 경제 개발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여 규모를 2020년까지 '연간 1천억달러(약 120조원)' 규모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앞서 이달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6년과 2017년 조성된 기여금은 각각 590억달러와 710억달러에 그쳤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내년까지 연간 기여금을 1천억달러로 늘리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옥스팜의 기후 원조 실태는 유엔의 기후변화 논의를 앞두고 공개됐다.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거론되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은 이미 산업화를 이룬 부자 나라들이지만, 기온상승에 따른 기상·기후 재난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은 나라 중에는 저개발·빈곤국이 많다.
이런 가운데 저개발 국가들은 기후변화의 후폭풍에 고스란히 노출돼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지난해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동부 '아프리카의 뿔' 일대를 휩쓴 가뭄으로 1천500만명이 식량부족에 내몰려 구호를 받아야 했다.
두 차례 사이클론이 강타한 모잠비크에서도 260만명이 생필품 부족 사태로 고통을 겪었다.
옥스팜의 대니 스리스칸다라자 대표는 톰슨로이터 재단에 "부유한 국가들이 (중략) 배출가스를 줄이고 기후변화로 피해를 본 최빈국에 재정 지원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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