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력 '솜방망이 처벌' 강력 비난…의회-법무부 공방 가열할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8세 소녀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후 현 정부 치안 정책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 폭력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하원의장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의회와 법무부 간의 공방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은 전날 정부의 범죄 퇴치 프로그램에 대한 의회 차원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마이아 의장은 '범죄와의 전쟁' 현장에서 벌어지는 경찰의 과잉 대응에 대한 처벌을 완화한 법령이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고 있다며 경찰의 행동수칙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건과 범죄 퇴치 프로그램은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다"며 마이아 의장의 발언을 반박하고 나서 앞으로 상당한 마찰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 20일 밤 리우 시 북부 콤플레수 두 알레망 빈민가를 대상으로 벌어진 경찰의 범죄조직 단속 과정에서 8세 소녀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숨진 소녀는 할아버지와 함께 소형 밴에 타고 있다가 총격을 받았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주민들은 경찰 폭력을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 행진을 했으며, 소셜미디어(SNS)에는 경찰의 과잉 단속을 지적하는 주장과 함께 강경한 공공치안 정책을 고수하는 위우손 윗제우 리우 주지사의 치안 대책을 비난하는 글이 잇따랐다.
좌파 정당 소속 하원의원은 "윗제우 주 정부가 손에 피를 묻히고 있고 그 때문에 또 하나의 가정이 고통받고 있다"면서 "리우 주 정부에 의해 대량살상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우에서는 올해 들어 경찰의 단속 작전 과정에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리우 공공안전연구소(ISP) 등의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 7월에 194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돼 1998년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 올해 1∼7월 집계로는 1천75명이 사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늘었다.
또 지난 2017년 이래 리우에서 어린이 57명이 총격에 의해 사망했다는 보고서도 있다. 올해에만 리우 시 일대에서 어린이 16명이 총에 맞았고 이 가운데 5명이 숨졌다.
앞서 미주기구(OAS) 산하 미주인권위원회(IACHR)는 리우 경찰에 의한 사망자 증가세에 우려를 표시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