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섹시하게"…日훈남 장관 발언에 비판 쇄도

입력 2019-09-24 14:47   수정 2019-09-24 15:55

"기후변화 대응 섹시하게"…日훈남 장관 발언에 비판 쇄도
美 뉴욕서 "멋지고 섹시하게 대응" 발언…"바보 같아 창피" 비판
'정계의 아이돌'로 주목…환경상 취임 후 "콘텐츠 없다" 실망감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훈남' 이미지의 젊은 정치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8)가 환경상이 되자마자 "섹시하게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생뚱맞은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24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하던 중인 고이즈미 환경상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현지의 한 환경단체가 개최한 행사에 기후변화 대책에 대해 "기후변화 같은 커다란 문제는 즐겁고 멋지게, 섹시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으며, 이후 일본 주요 언론들도 소개했다.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비판적인 코멘트 없이 발언 내용을 소개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기후변화 문제를 지나치게 가볍게 얘기하는 것인 데다 발언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비판적인 반응이 들끓었다.
"창피하다. 세계가 웃을 것", "국내에서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바보 같은 소리를 해서 창피하다" 등의 비판 글이 잇따랐다.
일본 환경상 "기후변화 멋지고 섹시하게 대응" 발언에 비판 쇄도 (小泉進次郞, 環境省) / 연합뉴스 (Yonhapnews)
고이즈미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차남으로 30대의 젊은 나이에 지난 11일 입각했다.
한때는 아베 총리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입각을 전후해 '친(親) 아베'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잘생긴 외모에 정직한 이미지로 '정계의 아이돌', '자민당의 젊은 피'로 불리는 그는 차기 총리 적합도 조사에서는 아베 총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하지만 정작 각료로 주목을 받은 뒤부터는 원전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애매하게 얼버무리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뉴욕에서 기자들을 만나 화석연료 감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줄이겠다"고만 말한 채 '어떻게'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또 '섹시' 발언의 진의를 기자들이 묻자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다. 촌스러운 설명은 필요 없다"고 얼버무렸다.
이런 상황에서 고이즈미 환경상에 대해 '콘텐츠'는 없고 '이미지'만 있는 것 아니냐는 실망감이 퍼지고 있다.
[탐구생활] "한국에 대한 정책, 먼지만큼도 안바꿔" 아베 새 내각, 탈탈 털어봤습니다 / 연합뉴스 (Yonhapnews)
SNS에서는 "아베 총리의 '밥 논법'을 능가하는 얼버무리기 화법"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밥 논법'은 아베 총리 특유의 화법을 비꼬는 표현이다. 아베 총리의 화법을 둘러싸고는 '밥(식사)을 먹었느냐'고 질문하면 '쌀밥을 먹었느냐'고 물은 것처럼 논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꿔서 '밥(쌀밥)을 먹지 않았다(빵은 먹었지만)'고 강변하는 식으로 말장난을 한다는 비판이 많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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