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지구를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서라고 일갈한 스웨덴 출신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에게 '정신질환자'라고 막말을 쏟아낸 미 폭스뉴스 패널이 방송에서 퇴출됐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폭스뉴스는 전날 툰베리의 유엔 연설 이후 이브닝 뉴스캐스트 프로그램 '더 데일리 와이어'에 나와 "툰베리는 정신적으로 질환이 있다"라고 말한 초청 패널 마이클 놀스의 발언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폭스뉴스는 놀스에 대해 앞으로 프로그램 출연을 영구 정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놀스는 전날 방송에서 "툰베리가 부모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폭스뉴스는 그러나 툰베리를 소설가 스티븐 킹의 호러 단편소설에 나오는 잔인한 광신 사이비집단 교주에 빗댄 프라임타임 앵커우먼 로라 잉그러햄의 발언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환경소녀'로 불리게 된 툰베리는 전날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의 책임을 추궁하며 "미래 세대의 눈은 여러분들을 향해 있다. 여러분이 우리를 저버린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툰베리는 2021년 파리 기후변화협정 시행을 앞두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각국과 민간 부문의 행동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공유하기 위해 열린 이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과 정부 대표들을 향해 "그나마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반짝'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툰베리의 연설을 경청하지 않고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 "그는 밝고 놀라운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소녀 같다. 그래서 (그런 그를) 보는 것은 좋다"라고 간략히 언급해 툰베리를 조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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