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 박테리아 면역체계 작동 메커니즘 규명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박테리아의 면역체계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덴마크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과학자들은 박테리아의 면역체계를 자극해 직접 활성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단백질 연구센터(노보 노르디스크 재단 산하)의 기예르모 몬토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발표했다.
2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보고서 개요에 따르면 이 발견은 향후 인간의 면역체계를 더 잘 이해하고, 개량된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 퇴치법을 알아내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테리아의 면역체계는 여러 측면에서 인간의 그것과 흡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다른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았을 때 박테리아가 어떻게 적시에 방어 시스템을 활성화하는지 규명했다.
외부 침입이 생기면 박테리아의 COA(사이클릭 올리고아데노레이트)가 먼저 활성화되고, 이어 CSX1이라는 단백질 복합체가 가동돼 외부 침입자를 말살했다.
몬토야 교수는 "COA와 임무를 교대한 CSX1이 어떻게 활성화하고, 세포(박테리아) 방어에 착수하는지 관찰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COA 분자가 CSX1을 뒤따라가게 유도하는 방법으로 박테리아의 면역체계를 활성화할 수 있었다.
몬토야 교수는 "원할 때 세포의 방어 시스템을 가동하는 스위치를 발견한 것과 같다"라면서 "이 스위치를 쓰면 가용 범위에서 공격을 분산시킬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박테리아의 면역체계를 의학적으로 규명하고, 직접 활성화하는 방법까지 찾아낸 건 처음이라고 연구팀을 밝혔다. 수년 전까지 과학자들은, 박테리아가 일종의 면역체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한편 이번 연구엔, 스위스 기관의 엑스선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 기술, 스웨덴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싱크로트론 맥스 Ⅳ' 현미경 등 첨단 기술과 장비가 동원됐다.
예컨대 약 0.00005㎜ 길이인 CSX1 단백질 복합체는 코펜하겐대가 보유한 극저온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했다.
연구팀은 여러 장의 현미경 사진을 짧은 필름으로 이어 붙여, CSX1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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