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프랑스의 한 가정집 주방에서 르네상스 시대 유명 화가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회화가 발견됐다.
올해 6월 프랑스 파리 북쪽 콩피에뉴에 사는 90대 여성은 집을 팔기 전 가구와 각종 집기를 정리하려고 인근 도시 샹리스에서 활동하는 경매인을 집으로 불렀다.
경매인이 팔릴 만한 가구와 장식품을 선별한 후 나머지 집기는 폐기될 운명이었다.
집에 들어선 경매인 필로멘 울프의 눈길을 잡아끈 것은 주방 조리대 위에 걸려있던 가로세로 각각 20㎝와 24㎝ 크기의 그림 한 점이었다.
4 복음서에 나오는 '희롱당하는 예수'를 목판에 그린 작품이었다.
울프는 이 그림이 이탈리아 원시주의(중세 또는 고대 미술을 존중하는 사조) 회화 작품이 아닐까 추측하면서, 잘하면 30만∼40만유로(4억∼5억3천만원)에 팔릴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파리에 있는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했고, 깜짝 놀랄 만한 회신을 받았다.
조리대 위에 오랫동안 걸려 있던 이 작품은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활동한 르네상스 미술의 선구자 치마부에(1240∼1302?)가 1280년께 그린 대형 '딥틱'의 일부라는 답변이었다.
딥틱은 목판에 성화를 그려 접히는 형태로 제작한 작품을 가리킨다. 주로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묘사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치마부에의 목판 회화는 11점이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희롱당하는 예수' 성화가 포함된 딥틱의 다른 일부로 추정되는 성화 2점이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와 뉴욕 맨해튼의 프릭컬렉션에 1점씩 소장돼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새로 발견된 작품의 가치가 400만∼600만유로(53억∼70억원)에 이른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작품을 감정한 프랑스 미술 전문가 에리 튀르퀴는 적외선 시험 결과를 근거로 "기존에 치마부에의 것으로 확인된 작품을 그린 주체가 이 작품을 그렸다는 데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다음 달 27일 샹리스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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