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핵심인물 지목된 트럼프 변호사 줄리아니 "국무부 요청에 우크라 접촉"
美언론 "폼페이오 관여 불분명하나 위상·정치적 야심에 큰 영향 줄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촉발한 '우크라이나 의혹'에 끌려들어갈 위기에 놓이자 적극 해명했다.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지난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였다. 줄리아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라고 압박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줄리아니는 인터뷰에서 "나는 국무부가 내게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 당국자와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그러고 나서는 모든 대화를 그들(국무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더니 "나는 좋은 변호사다. 여기 다 있다. 국무부에서 걸려온 첫 번째 전화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의 접촉이 국무부의 지시에 따른 합법적인 것이라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주장인 셈이다.
당장 26일 열린 폼페이오 장관의 뉴욕 기자회견에서 이 질문부터 나왔다. 유엔총회에서의 성과를 홍보하기 위한 회견이었지만 첫 질문은 줄리아니의 발언이 맞는지, 맞는다면 국무부 차원에서 무슨 지시가 이뤄진 것인지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내가 아는 한, 내가 지금까지 본 바로는, 국무부 당국자들이 취한 조치의 각각은 전적으로 적절하고 새 행정부가 시작된 이후 우리가 확실히 지켜온 목표와 일치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기회를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더 나은 관계를 창출하는 데, 우크라이나의 부패 중단을 돕는 데 쓰려고 해왔다"면서 "국무부는 그 목표를 성취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줄리아니가 국무부를 물고 들어가면서 폼페이오 장관도 민주당의 공세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밥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의원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줄리아니의 우크라이나 측 접촉과 관련된 국무부의 역할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진 섀힌 민주당 상원의원도 "줄리아니는 선서를 하고 이 문제를 설명해야 한다. 상원 외교위원회는 가능한 한 빨리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트윗을 올렸다.
폼페이오 장관의 관여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우크라이나 의혹이 폼페이오 장관의 현재 위상은 물론 정치적 야심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캔자스주 상원의원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후 대권 도전설도 미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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