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가장 분열적이고 부적절한 대통령" 맹비난
클린턴 "'거짓말' 퍼트리는 트럼프 선거전략, 나도 당했었다"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탄핵 조사로 이어진 '우크라이나 의혹'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대선에 패배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선캠프의 케이트 베딩필드 부본부장은 26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2020년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길 것이라는 그의 깊고, 충분히 입증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베딩필드 부본부장은 이날 공개된 미 정보당국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에 적힌 "복수의 미정부 당국자들로부터 미국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외국의 개입을 요청하는데 그의 대통령직 권한을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는 대목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이 고발장이 일반에 공개된 직후 조지프 매과이어 미 국가정보국장(DNI)이 이를 "긴급하고 중요하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규정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베딩필드 부본부장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미국 역사상 가장 분열적이고 부적절한 대통령 중 한 명이 됐다"고 몰아붙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 본인도 이날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대선 자금 모금 행사에서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을 직접 낭독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내부고발 낭독을 마친 뒤 "여러분, 이건 나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선거에서 눈을 딴 데로 돌려서 우리의 삶에 중요한 이슈들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맞수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이날 '트럼프 때리기' 에 가세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는 29일 방영될 미 CBS 방송의 '선데이 모닝' 인터뷰 녹화에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취하는 전략은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당한 것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당시) 나에 대한 가장 터무니없는 거짓말들이 나돌았었다"며 이번 의혹과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 역시 "바이든에 대해 이런 거짓말을 퍼트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촉발한 '우크라이나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때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라고 압박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달 25일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는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 관련 조사를 종용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을 지렛대로 조사를 요청했다는 이른바 '대가성 의혹'은 명백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다.
다만 이번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것은 바이든 전 부통령 입장에서도 썩 유리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자칫 자신 및 아들과 관련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선 가도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서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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