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억류됐던 英유조선, 두달만에 풀려나…"공해로 이동중"(종합)

입력 2019-09-27 17:14  

이란에 억류됐던 英유조선, 두달만에 풀려나…"공해로 이동중"(종합)
영국령 지브롤터의 이란 유조선 방면에 대한 상응조처인 듯



(서울·카이로=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노재현 특파원 = 핵 합의를 둘러싼 이란과 서방의 갈등 속에 지난 7월 이란에 억류됐던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가 2개월여만에 풀려났다.
이란 당국은 27일(현지시간) 스테나 임페로 호가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AFP,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州) 항구해사기구는 "스테나 임페로 호가 오늘 오전 페르시아만의 공해를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박의 출항 허가에도 불구하고, 그것(스테나 임페로 호)의 법적 사건은 이란 법원에 있다"고 덧붙였다.
배의 선사인 스웨덴 스테나 벌크의 에릭 하넬 최고경영자(CEO)도 "배(스테나 임페로 호)가 움직이고 있다"며 "우리는 배가 공해에 도달할 때 추가로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정보분석업체 리피니티브(Refinitiv)가 제공하는 선박 추적 서비스를 인용, 스테나 임페로 호가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을 출항해 공해로 향하고 있으며 목적지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시드 항으로 설정됐다고 전했다.
반다르아바스 항에서 라시드 항까지 거리는 약 250㎞로, 통상적인 운항 속도로 움직이면 한나절이면 도달할 수 있다.
앞서 스테나 임페로 호는 지난 7월 19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혁명수비대는 이 유조선이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어선과 충돌하고서도 구조하지 않고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역방향으로 도주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주인 스테나 벌크는 자사나 선원들에게 공식적으로 혐의가 제기됐는지 여부와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이달 4일 이 배의 선원 23명 가운데 7명을 먼저 석방했다.
이란이 스테나 임페로 호를 풀어준 것은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지난달 18일 이란 유조선을 억류 45일 만에 방면한 데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유조선 억류를 둘러싼 이란과 영국의 긴장 국면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테나 임페로 호가 억류되기 보름 전인 지난 7월 4일 지브롤터 당국은 영국 해병대의 도움으로 지중해의 관문인 지브롤터 남쪽 4㎞ 해상에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개명 뒤 아드리안 다르야-1)호를 나포했다.
영국 정부는 이 유조선이 시리아로 원유를 운반하려 했기 때문에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고 했지만, 이란 정부는 유조선의 목적지가 시리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이란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스테나 임페로호를 억류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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