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휴일인 27일 추가시위 가능성에 긴장 고조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자신에 대한 이례적인 퇴진 시위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유엔(UN) 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시위와 관련, "걱정할 이유가 없다"며 "이집트는 이집트인들 덕분에 강력한 나라"라고 말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20∼21일 카이로에서 수백명이 엘시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등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있었다.
이번 시위는 스페인에 망명 중인 이집트 사업가인 모하메드 알리가 온라인에서 엘시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면서 촉발됐다.
건설업자인 그는 이달 초부터 엘시시 대통령과 군부의 만연한 부패를 비난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이집트 당국은 대통령 퇴진 시위와 관련해 지금까지 거의 2천명을 체포했다.
이집트 당국은 이슬람 휴일인 27일에도 대통령 퇴진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광장 등의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최근 이집트 정부는 시위가 다시 벌어지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었던 2013년 7월 첫 민선 대통령인 무함마드 무르시를 축출했고 이듬해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오른 뒤 이슬람단체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야권을 탄압했다.
올해 4월 이집트에서는 대통령의 연임 제한 조항을 완화한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함에 따라 엘시시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2030년까지 집권할 길이 열렸다.
엘시시 대통령을 겨냥한 시위는 최근 물가 급등 등 경제난과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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