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백악관 성명 받아 보도…은폐 의혹 제기 내부고발자 주장 신빙성 더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추진 근거가 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이 별도의 시스템에 저장된 사실을 백악관이 인정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녹취록이 정상들 간의 통화 녹취록을 보관하는 통상적 시스템이 아니라 국가안보상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는 문서를 넣어두는 별도의 기밀 시스템에 들어있다는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CNN은 해당 녹취록이 별도의 기밀 시스템에 저장된 것과 관련해 백악관 고위 당국자에게서 받았다는 성명을 인용, "국가안보회의(NSC) 변호사들이 해당 기밀 문서가 적절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성명에는 NSC 변호사들 말고 다른 당국자들이 이같은 결정에 관여했는지, 다른 정상들과의 통화 녹취록도 같은 식으로 취급됐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고 CNN은 전했다.
백악관의 성명으로 이번 탄핵 추진 사태를 촉발한 정보당국 내부고발자의 주장은 한층 신빙성을 얻게 됐다.
전날 공개된 내부고발장에는 문제의 통화 녹취록이 통상적 저장 시스템에서 국가안보상 예민한 정보가 포함된 기밀문서를 관리하는 NSC 관할의 시스템으로 옮겨졌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해당 녹취록에는 국가안보 관련 기밀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조치가 시스템 남용일 수 있다는 익명의 백악관 당국자 코멘트도 내부고발장에 담겼다.
기밀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통상적 시스템보다 접근 제한이 엄격하기 때문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발언이 유출되지 않도록 녹취록을 은폐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백악관 측은 해당 녹취록이 이미 기밀로 분류됐기 때문에 다른 시스템으로 옮기는 조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CNN은 전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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