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장 다이버 2명이 직접 고안한 음파탐지기로 확인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118년 전 미국 오대호에 침몰한 대형 선박이 난파선 헌터들에 의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 등에 따르면 1888년 미시간주 와이언도트에서 건조된 선체 길이 88m의 증기 화물선 '더 허드슨'(The Hudson)이 미시간주 북단의 키위노 반도 인근 슈피리어호의 250m 깊이 호수 바닥에서 발견됐다.
허드슨호는 1901년 슈피리어호수를 운항하다 강풍을 만나 침몰했고, 이로 인해 선원 24명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40년간 오대호 난파선 헌팅을 함께 하며 관련 정보를 나눠온 위스콘신주 라이스레이크의 크레이그 스미스(66)와 미네소타주 클로켓의 제리 엘리아슨(66), 동갑내기 스쿠버 다이버는 지난여름 또 하나의 '미스터리'를 풀기로 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엘리아슨은 아들과 함께 새로운 음파탐지기(SONAR)를 고안했다.
엘리아슨은 "오대호 난파선은 대부분 호수 바닥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바다처럼 넓고 깊은 호수의 수압을 잘 견디고,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성능 좋은 음파탐지기를 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장비를 직접 제작하는 일이 난파선 찾는 재미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엘리아슨과 스미스는 허드슨호가 가라앉아 있는 곳으로부터 약 83㎢ 되는 지점까지 범위를 좁혀들어갔을 때 발견 가능성이 높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월, 이글리버 호안으로부터 약 6.5km 떨어진 지점 호수바닥에서 난파선을 발견했고, 여러 데이터를 확인한 후 허드슨호로 심증을 굳혔다.
이어 수중 촬영된 사진들을 통해 선체에 새겨진 '허드슨' 명패를 확인했다.
스미스는 "난파선을 발견할 때마다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엘리아슨은 "난파선 헌터들에게도 나름의 문화가 있다"면서 난파선에 얽힌 역사를 새로 알아가고, 난파선 선원들의 후손을 만나는 일 등이 재미와 보람을 느끼게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허드슨호의 보존 상태가 좋아 매우 기쁘다"면서 "배가 호숫가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곳에 있어 외부 영향을 덜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미시간호수 물이 연평균 3℃로 차갑고 깨끗하기 때문에 침몰선이 일정 깊이 이하로 가라앉을 경우 원상태를 거의 완벽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의 주요 해상 교통로 역할을 한 오대호에는 현재 약 6천여 척의 침몰선이 잠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아슨은 자신과 스미스의 나이를 상기하며 "새로운 난파선을 발견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러면서도 또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고 말했다.
엘리슨과 스미스는 오는 11월 2일 미네소타주 덜루스에서 허드슨호 발견과 관련한 발표를 할 예정이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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